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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화요바둑] 농심배 '마지막 잎새' 김지석 "이창호 역전극 신화 잇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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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16회 농심배 최종 라운드

작년 이후 17승 3패, '중국 킬러'로

中3명·日1명 잔류… 3연승시 우승

"빛나는 전통을 이어 가고 싶습니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요." 제16회 농심배 최종 3라운드에 출전하는 한국 팀 '마지막 잎새' 김지석(26)의 출사표다. 대회는 2일 중국 상하이(上海)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개막된다.

한·중·일 3개국 단체 연승전인 농심배는 한국이 유난히 강세를 보여온 무대. 작년까지 15년간 11회나 우승, 중국(3회)과 일본(1회)을 압도해 왔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연말 치른 1·2라운드에서 변상일·강동윤(2승)·안성준·박정환(1승) 등 4명이 중도 탈락, 김지석 1명만 남았기 때문.

반면 중국은 스웨·미위팅·렌샤오 등 생존 병력이 3명이나 된다. 일본도 이야마 유타 1명이 버티고 있다. 이제 한국이 우승하는 길은 딱 한 가지뿐이다. 3일 열릴 이야마 대 미위팅 전 승자는 물론 스웨·렌샤오를 모두 꺾고 3연승을 거둬야 한다. 김지석은 "절대 만만치 않지만 모두 해볼 만한 상대"라며 신중한 모습이다.

현재 연승 주자인 이야마(井山裕太)는 '대3관(기성·명인·본인방 동시 보유)'을 포함해 5관왕으로 군림 중인 일본 1인자. 요즘 최고 타이틀 기성(棋聖) 3차 방어전이 한창이다. 동갑인 김지석과는 이번이 첫 만남.

스웨(時越)는 9개월 연속 중국 랭킹 1위를 지켜오고 있는 강호로 2013년 제17회 LG배를 통해 세계 제패를 이뤘었다. 김지석은 스웨에게 한때 2연패로 몰렸으나 작년 3연승하면서 상대 전적을 역전시켰다. 미위팅(19)은 제1회 몽백합배 우승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기사이며 김지석에겐 1패를 기록 중이다.

렌샤오(連笑·21) 四단은 몸이 약해 실력 발휘를 못 해왔지만 천재로 유명하다. 중국 최고 타이틀 이광배를 갖고 있으며 2013년 중국 리그서 김지석을 한 차례 이겼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김지석의 중국 기사 상대 총전적은 무려 17승 3패다. '중국 킬러'를 맞는 중국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김지석은 농심배에 네 번 출전, 통산 8승을 기록 중이다. '최종 주자 미션'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팀이 최종 3라운드에 단기(單騎) 출병(出兵)하는 것은 이번이 총 네 번째. 특히 이창호의 막판 5연승으로 한국이 역전 우승을 따냈던 6회(2004년) 대회 때는 세계 바둑계 전체가 들썩였었다.

"지난 6~7개월 동안 빡빡한 국제 대회 일정에 쫓겨왔는데 농심배는 마지막 행사입니다. 와일드카드로 뽑혀 주장까지 맡았으니 그냥 물러설 수는 없지요." 김지석은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이 '어게인 2004 농심배'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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