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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막가파式` 사우디 석유정책, 제대로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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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 원자재 대표 "사우디 전략 효과 발휘중"

美셰일산업 위축.."단기 희생으로 장기이득"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제유가가 떨어지도록 내버려 두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담한 석유정책은 불과 석 달만에 효과를 내고 있다. 사우디의 베팅은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

프란시스코 블란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원자재 리서치담당 대표는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대담한 전략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란치 대표가 말한 사우디의 전략이란, 지난해 11월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일부 산유국들의 반발을 꺾고 산유량 규모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한 결정을 말한다. 이후 사우디는 아시아쪽에서의 판매가격을 오히려 떨어뜨리면 유가 하락을 주도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같은 사우디의 전략은 국제유가를 40달러대까지 떨어뜨렸고, 이후 상대적으로 생산원가가 높은 미국 셰일가스 개발과 서방권 석유 메이저들의 심해 유전 프로젝트 등이 줄줄이 좌초되거나 축소되면서 유가는 안정을 찾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에만 50%나 추락한 유가는 2월 들어 14% 반등하고 있다.

실제 미국내 3위 석유서비스업체인 베이커 휴즈가 집계하는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석유 시추공 숫자는 지난주 37곳 더 줄어 1019곳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7월 이후 3년 7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준까지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12월5일 이후만에 556곳의 시추공이 유정을 닫아 버렸다.

또한 로열더치셸과 쉐브론 등 석유 메이저들도 지난해 11월1일 이후 거의 500억달러에 육박하는 자본투자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역시 올해 미국내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930만배럴로 전망하며 지난해 11월 전망했던 942만배럴에서 하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전세계 최대 해양 석유시추업체인 트랜스오션은 지난 25일 무디스사로부터 투기(정크)등급을 받았다. 당시 무디스는 평정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시추시장이 악화되고 있고 이 때문에 트랜스오션이 지고 있는 차입규모는 9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틀전 한 행사에서 “전세계적으로 원유 수요가 살아나고 있고 시장도 안정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감산 여부를 검토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해리 칠링기리언 BNP파리바 원자재시장 전략 대표도 “OPEC은 장기적인 게임 전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사우디는 단기적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감내하면서도 장기적인 이익을 누린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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