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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문재인 “이명박 회고록 ‘노무현 탓’…회고록으로 가치도 없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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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62)이 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국민들의 비판여론이 거셌던 미국 광우병 쇠고기 사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부분을 사실상 ‘모두 노무현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한 것과 관련해 “정직한 성찰이 담겼어야 하는데 회고록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직격했다.

문 의원은 이날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경기도당 후보 합동연설회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국가 지도자를 지낸 분의 자서전은 기본적으로 아주 정직한 성찰이 담겨야 한다. 그래야 자서전이나 회고록의 가치가…(있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들의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호도하고 자화자찬하는 자세는 회고록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혹평했다.

경향신문

특히 문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미FTA 협상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부시 미 대통령하고 이면 합의를 했고, 그것을 이명박 정부에 떠넘겼다’는 취지의 내용을 실은 것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문 의원은 “쇠고기 시장 개방은 국가적으로 국민 자존심이 걸린 부분이었기 때문에 일본이나 대만 등 이웃나라와 같은 진도로 나가야 한다는게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당시 일본은 뼈까지 포함해 20개월 미만의 쇠고기 수입을 허용했고, 대만은 뼈를 제외한 살코기만으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허용했다. 문 의원은 이 점을 들어 “그런데 당시 우리가 월령 제한 없이, 전체 부위에 대해 수입하는게 말이 되냐. 노 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분명히 그렇게 조건을 밝혀놓았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노 전 대통령을 2번 예방했을 때 그 자리에 저도 2번 다 있었다”며 “그 때에도 이 전 대통령이 ‘쇠고기 수입 문제를 노무현 정부가 해결하고 물러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노 전 대통령은 똑같이 방금 내가 말한대로 ‘그렇게 조건이 달려있는 거다’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일본·대만도 안하고 있지 않냐’는 설명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2007년 12월에 미국 의회가 민주당으로 다수당이 바뀌면서 그 쪽에서 오히려 재협상을 요구하고 자동차 (교역) 부분은 다시 고친다 할 때 아니었냐”며 “그래서 미 의회가 한·미FTA를 비준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니까 우리나라가 쇠고기 수입 개방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 그것을 하나의 바꿀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해야지, 우리가 먼저 얼른 개방하면 안되는 거다라고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문 의원은 “2번에 걸쳐 그런 대화가 (양 대통령 간에) 오고갔는데 이번에(회고록에) 보면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아마 이명박 정부 첫 해 있었던 촛불집회(문제)를 합리화하느라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2008년 취임 직전 노 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나 소고기 협상 문제를 논의했고, 그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미국과 쇠고기 수입에 합의했음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에게 소고기 협상을 임기 내에 마무리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노 대통령이 거절했다고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한·미 쇠고기 협상을 마무리 짓고 떠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확신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과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주장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실제 한·미 FTA 협상 막바지에 소고기 수입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됐을 때 당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현 새누리당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월령 제한 없이 소고기를 모두 수입하겠다는 이면 합의를 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재임 초기 당시 야당은 ‘이 대통령의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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