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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연비·대기오염 ‘두 토끼’ 잡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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ℓ당 연비, 정체 때도 비슷… 고속도로선 21㎞

남산 1호터널 통행료 면제도

연비가 높고 힘이 좋은 디젤차가 늘어나면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환경오염 때문이다. 일부 신형엔진을 제외하면 가솔린 엔진보다 질소산화물을 4배 이상 배출한다.

질소산화물은 폐기종,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천연가스(CNC)차 보급, 노후차 조기 폐차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에도 질소산화물 평균 농도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여기에 디젤차 ‘폭풍 보급’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많다.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고 연비도 높은 차는 없을까. 최근 나온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사진)로 4일간 출퇴근 시승을 하면서 디젤차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종전 모델보다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의 성능을 높여 연비와 주행능력이 한층 개선됐다.

경향신문

시승은 지난달 26일 퇴근길부터 했다. 코스는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빌딩을 출발해 남산 1호터널~경부고속도로~과천시였다. 광화문 출발 시간은 오후 8시30분. 본격 퇴근시간이 지나서인지 크게 막히지 않았다. 남산1호 터널을 지나기 전 통행료 2000원을 준비했다. 하지만 징수 직원은 통행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친환경 하이브리드차량은 통행료가 면제된다는 것이다. 길을 걷다 돈을 주운 것처럼 뿌듯했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서 배기가스를 뿜어내지 않았다. 차가 출발할 때는 많은 배기가스가 나온다. 하이브리드차는 서행 출발 때 전기모터가 돌아 배기가스가 나오지 않는다. 귀를 때리는 소음도 없다.

목적지인 과천까지 21㎞를 달린 뒤 확인한 연비는 ℓ당 14.4㎞였다. 중형인 쏘나타가 소형 디젤차 도심주행 연비만큼 나온 셈이다.

다음날인 27일은 오전 7시10분쯤 과천을 출발했다. 코스는 남태령~올림픽대로~금호아시아나 본관으로 잡았다. 본격적인 출근 시간대여서 제법 차가 밀렸다. 목적지까지 15.1㎞를 달리는 데 41분이 걸렸다. 평균 속도는 시속 24㎞, 연비는 ℓ당 10.1㎞였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운전 습관을 수치로 보여준다. 출근 때 찍힌 운전 행태는 ‘경제운전 22%, 보통운전 58%, 비경제 운전 20%’였다. 급가속, 급정거 등 비경제 운전 비율을 좀 더 줄였다면 연비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날 저녁 약속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있었다. 오후 5시30분쯤 광화문을 빠져나왔다. 남산 3호터널~예술의 전당으로 이어지는 길을 택했다. 14.1㎞를 달린 뒤 확인한 연비는 ℓ당 9.9㎞였다. 일반 차량은 신호대기나 정체 시에 차가 멈춰 있으면 연비에 손해를 본다. 소나타 하이브리드는 웬만큼 정지해 있어도 연비가 떨어지지 않는다. 가솔린 엔진은 멈춰 있고, 전기모터도 돌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오전에는 서울 양재동에서 광화문으로 15㎞가량을 이동했다. 연비는 ℓ당 13.3㎞였다. 퇴근 때 연비는 차가 꽉 막혀 10.2㎞로 떨어졌다. 4일간 출퇴근 연비를 평균하면 ℓ당 11.58㎞였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고속도로 연비는 더 칭찬받을 만했다. 시승을 마치는 29일 서울외곽순환도로 일산~청계구간 60㎞를 주행했다. 크루즈 컨트롤 장치로 시속 100㎞에 맞춘 뒤 정속 주행을 했더니 연비는 ℓ당 21.4㎞까지 뛰어올랐다.

가격이 2870만~3200만원으로, 일반 쏘나타의 2250만~2860만원보다 비싸다. 하지만 기름 값이 절약되는데다, 디젤차가 질소 산화물을 몇 배 더 내뿜는 점을 감안하면 대안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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