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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Health] 겨울철 극성 ‘안구 질환’ 예방하려면…눈밭에선 자외선 80% 반사 선글라스 꼭 착용해야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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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라이프

40대 직장인 김준환(가명)씨는 며칠 전 가족들과 함께 스키장에 다녀온 후 눈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눈 속에 모래가 들어간 듯 이물감이 들고 눈꺼풀이 부었다고 호소하기는 아내와 아이들도 마찬가지. 고민 끝에 온 가족이 함께 집 근처 안과를 찾았다. 진찰을 마친 의사가 내린 병명은 이름도 생소한 ‘설안염’이다. 겨울철 순백으로 뒤덮인 들판에서는 자외선이 최고 80%까지 반사되기 때문에 눈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라는 것. 겨울철 주의해야 할 눈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아름다운 설경을 구경하기 위해 겨울철 등반에 나섰다가는 자칫 ‘설안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강렬한 자외선에 눈이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각막에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증상은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지며 부종과 함께 심한 통증이 일어난다. 또 눈이 빨갛게 충혈되며 눈이 부셔 눈을 제대로 뜰 수 없고 눈물이 흐른다. 보통 자외선에 노출된 후 약 6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방법은 증상이 가벼울 경우 빛을 피하고 냉찜질을 해주면 된다. 일반적으로 하루 정도 눈을 쉬게 해주면 저절로 낫는다. 그러나 결막 충혈과 함께 시야의 중심이 어둡고 뿌옇게 보이거나, 일시적 야맹이 일어난 경우 반드시 전문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자칫 각막 손상과 함께 시력저하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 안과 전루민 교수는 “스키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 설맹(설안염) 증상이 나타나면 움직임이 제한돼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예방을 위해서는 눈이 쌓인 지역에서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나 고글을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눈물 투여로 수분 보충을…

또 겨울철에는 안구건조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주요 증상은 눈이 뻑뻑하면서 쉽게 충혈되거나, 눈이 따갑고 시리다. 심할 경우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 같은 통증과 모래알이 구르는 듯한 이물감을 느끼게 된다.

건조하고 싸늘한 겨울바람은 눈을 건조하게 만들어 이러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난방기기의 사용으로 인해 건조해진 실내공기 역시 눈을 마르게 하는 주범이다. 주변 환경이 쉽게 건조해지는 겨울철,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한 특별관리가 필요하다.

인공눈물을 정기적으로 넣어줘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만 무방부제 인공눈물이 아닐 경우 하루 5차례 이상 넣지 않도록 한다. 이와 함께 충분한 수분 섭취와 가습기 등을 통해 실내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물감이나 건조함이 느껴질 때 눈을 의식적으로 자주 깜빡거려주면 도움이 된다.

인천 부평 한길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김성철 진료과장은 “안구건조증은 생활환경이나 몸의 건강상태에 따라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겨울철 늘어나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최근에는 눈물 분비를 촉진시켜주는 약도 출시되어 있어 증상이 너무 심할 경우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 처방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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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운동·외출 삼가는 것이 최상책

이 외에도 ‘고혈압 망막병증’과 ‘망막혈관폐쇄증’, ‘눈물흘림증’도 겨울철에 특히 주의해야 할 질병들이다. 먼저 ‘고혈압 망막병증’은 고혈압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눈의 망막혈관에 변화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고혈압을 앓은 기간과 관련이 깊은데 일반적으로 15년 이상이면 망막병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고혈압으로 혈압이 계속 높아지면 혈관을 이루고 있는 근육과 내피세포가 손상되어 시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질환의 경우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므로 초기 발견이 어렵다. 때문에 고혈압이 있다면 1년에 1~2회 정도 정밀 안저검사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관찰, 치료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기 쉬우니 혈압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평소 보온을 철저히 하고 기온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새벽에는 운동이나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눈 중풍’이라고도 불리는 ‘망막혈관폐쇄증’은 우리 눈 속 망막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질환이다. 망막은 우리 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얇은 신경조직으로 빛을 감지하는 시세포와 많은 혈관들이 분포돼 있어 우리가 사물을 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찬바람 불면 ’눈물흘림증’ 더욱 기승

망막에는 크게 4분지의 동맥과 정맥이 혈액을 공급하고 순환시키는데 이 혈관이 막히게 되면 원활한 혈액순환이 이루어지지 못해 망막이 손상된다. 주로 50~60대에서 많이 발생하고 그 중에서도 고혈압, 동맥경화증,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잘 나타난다. 대부분 통증 없이 한쪽 눈이 갑자기 잘 보이지 않게 되며, 출혈과 함께 눈앞에 어른거리는 물체가 보이기도 한다.

치료방법으로는 평소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위험요소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위로 인해 운동량이 줄어들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겨울, 전신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다.

끝으로 찬바람이 불면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눈물흘림증’. 겨울철 지나치게 많은 양의 눈물이 고여 있는 상태가 지속되거나 뺨으로 흘러 내려 수시로 닦아줘야 하는 ‘눈물흘림증’이다. 주요 증상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눈물이 자주 흐르고, 시야가 뿌옇고 눈곱이 많이 끼거나 눈 주위가 짓무르게 된다. 특히 요즘과 같이 날씨가 추워지면 더욱 불편을 겪게 된다.

이 질환은 눈물이 지나치게 많아지거나 눈물길에 문제가 생겨 눈물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아 발생한다. 우리가 흔히 겪는 안구건조증이 바로 눈물이 많이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경우다. 눈이 건조하면 눈 표면(각막)의 미세한 상처들로 인한 자극으로 오히려 눈물이 더 많이 만들어져 눈물흘림증의 원인이 된다. 눈물길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 대부분 노화가 주범이다.

증상을 방치하면 세균감염으로 인한 누낭염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제때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 외출 시 보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바람이 심하게 불 때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글 김동식 기자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64호(15.0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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