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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피부 살리는 야생 베리… 오프라 윈프리도 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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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국민화장품' 루메네 세일즈 디렉터 네메 나리스

조선일보

"한국 사람들 인삼 먹듯 핀란드에선 베리를 먹어요. 얼굴이 칙칙하다 싶으면 클라우드 베리를, 피부 탄력 줄어드는 40세 이상 여성은 생리 활성 효과가 강력한 링건베리〈사진〉를 먹지요. 린넨 씨드는 붉은기를 없애주고, 블랙 커런트 씨드는 오메가3, 마운틴 빌베리는 안토시안, 로즈 힙 씨드는 필수 지방산이 풍부하고요. 오메가 지방산이 넉넉한 씨 벅손, 콜라겐 섬유 탄력도를 높여주는 블루베리는 푸석한 피부를 탱탱하게 가꿔줍니다."

크고 작은 국내외 브랜드들이 백가쟁명식 전투를 벌이고 있는 국내 화장품 시장에 핀란드산(産) 화장품 '루메네(LU MENE)'가 합세했다. 수도 헬싱키의 대형 백화점 1층 한가운데에 가장 큰 매장을 보유한 핀란드 '국민 브랜드'다. 서울에 온 네메 나리스(Naaris·42) 인터내셔널 세일즈 디렉터는 일본·중국을 제치고 한국부터 진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뷰티 비즈니스의 핵심이니까요. 제품을 정확히 알고 새 제품 겁내지 않는 건 한국 소비자밖에 없습니다."

화학 원료가 대세였던 1970년대에 루메네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북극 야생에서 자란 천연 베리를 제약 기술로 정제해 화장품 원료로 사용한 것. 영하 50도까지 급전직하하는 추위, 눈과 거친 바람을 겪어낸 베리는 여름이 오면 백야 현상을 타고 밤중에도 햇빛을 넘치게 쬐어서 영양을 듬뿍 모았다. 오렌지보다 작은 클라우드 베리가 비타민C 함유량은 2배 더 많은 게 그 이유다.

조선일보

나리스는 “사람 손으로 100% 야생 베리를 수확하는 특허를 냈다. 베리 씨앗을 압착해 오일을 뽑아 피부에 바르면 피부 본연의 장벽을 쌓아서 촉촉해지고 주름이 덜 생긴다”고 말했다. /남강호 기자


유해한 화학물질에 휩싸여 사는 현대인에게 천연 원료로 만든 화장품이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고 하니 나리스가 답했다. "왜 인공 물질로 내 몸을 파괴해야 하나요. 핀란드 사람은 해외여행 대신 호숫가에 전기도 안 들어오는 소박한 별장을 두고 거기서 자연을 아끼고 즐겨요. 예전엔 아프면 약을 사 먹는 식이었는데 이젠 자연으로 치유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갖지요. 그 비용이 화학물질로 내 몸 망가뜨리는 것보단 훨씬 쌀 겁니다."

나리스는 "우리는 화장품이 아니라 자연 친화적인 핀란드의 헤리티지(유산)를 판매한다"고 했다. 한국과 핀란드의 성향이 비슷하다고도 했다. "두 나라는 스킨케어 제품(60%)이 색조 제품(40%)보다 사용 비율이 높지요. 반면 수퍼마켓에 갈 때도 화장을 하는 러시아 여인들은 한국보다 하루 10배 이상 립스틱을 바르고 마스카라를 칠합니다.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색조 화장품을 집중 판매하는 이유예요. 중국·베트남·태국은 반짝반짝 빛나는 물건을 좋아하고요. 스킨케어에 관심 많다는 건 그만큼 두 나라가 앞선 시장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지구촌 곳곳 트렌드를 읽어내는 게 주업무인 그는 "트렌드를 잘 읽으려면 퍼스널 터치(personal touch)가 중요하다"고 했다. "석 달 전 오프라 윈프리가 즐겨 쓰는 화장품으로 우리 것을 꼽아 한동안 문의가 빗발쳤죠. 광고는커녕 선물 준 적도 없는데 직접 써 보고 진가를 알아줘서 뿌듯했답니다. 담당자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이죠(웃음)."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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