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집값 탓에… 5만명, 서울 등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해 ‘인구이동’ 통계

대구·부산은 ‘직업’ 탓에 1만여명씩 빠져나가 심각

중앙부처 이전 세종시 덕에 중부권 3만9000명 ‘순유입’

지난해 주거문제로 서울을 떠난 순유출(나간 사람-들어온 사람) 인구가 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에는 4만7000명, 인천엔 1만3000명이 주거공간을 찾아 순유입(들어온 사람-나간 사람)됐다. 서울의 비싼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이 경기, 인천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과 대구에서는 각각 1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난 사람이 더 많았고, 충남과 세종에는 같은 이유로 1만명 이상이 순유입했다.

27일 통계청의 ‘2014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를 보면 서울은 8만8000명이 순유출돼 광역지자체 중 순유출규모가 가장 컸다. 서울을 떠난 이유 1위는 ‘주택’이었다. 지난해 떠난 166만1000명 중 절반가량인 82만7000명이 주택 때문에 나갔다. 서울로 들어온 사람은 157만3000명인데 이 중 77만6000명이 주택 때문에 들어왔다. 이에 따라 주택문제로 순유출된 인구는 5만1000명에 달했다. ‘주택’은 내집 마련, 전·월세 계약 만기, 주택 규모 변경 등에 따른 이사를 포함한다. 지난해 서울의 전·월세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해 떠난 시민들이 서울의 주거환경을 보고 들어온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에서 전·월세를 살다 집을 산 상당수도 서울 주변에 정착했을 가능성이 크다.

경향신문

경기도에는 5만7000명, 인천에는 9000명이 순유입됐으며 순유입 원인 1위는 주택이었다. 경기에는 4만7000명, 인천에는 1만3000명이 주택을 찾아 더 들어왔다. 서울의 경쟁력은 ‘교육’이었다. 서울은 1만8100명이 ‘교육’ 때문에 순유입돼 주택으로 인한 인구감소분을 상쇄했다. 반면 경남, 경북, 울산 등 지방광역시는 ‘교육’으로 인한 인구 유출이 컸다. 주요 대학이 서울에 몰려 있는 데다 비수도권 학생들이 서울시내 대학에 진학하려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충청권을 제외한 비수도권은 일자리 부족도 심각했다. 대구는 ‘직업’ 때문에 순유출된 인구가 1만4900명으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았다. 부산(1만800명)도 직업으로 인한 인구 순유출이 컸다. 대구의 경우 서울·수도권과 함께 일자리가 많은 경북 구미와 경산 등으로 빠져나갔고, 부산은 경남 김해, 창원 및 울산 등 기업이 몰린 지역 쪽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매년 순유출을 겪고 있다. 중앙부처와 국책연구기관이 이전한 세종은 1만5100명, 공공기관 이전과 공장증설이 활발했던 충남은 1만3500명이 ‘직업’ 때문에 순유입돼 다른 지자체와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도 일자리를 찾아 7300명이 순유입됐다.

권역별로 보면 지난해 중부권은 3만9000명이 순유입돼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부권은 2006년 이후 인구가 매년 순유입되고 있다. 수도권은 2만1000명이 순유출됐고, 2013년(4000명)보다 규모가 확대됐다. 중앙부처 세종시 이전과 공공기관의 비수도권 이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동인이 없는 영남권과 호남권은 인구 순유출이 계속됐다. 영남권은 2만3000명이 순유출됐지만 전년(2만5000명)보다 규모는 다소 줄었다. 6000명이 순유출된 호남도 전년(7000명)보다 조금 줄어들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