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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美연준 금리인상 후퇴 전망 `솔솔`…"일러야 내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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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불발로 인플레 기대 더 낮아진 탓

LPL-씨티 `한목소리`..딕 보브 "금리 못올린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당초 내년 중반쯤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가 더 늦춰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불발로 유가 하락이 더 가속화되면서 인플레이션 반등 기대가 더 줄어들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데일리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CNBC는 최근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월가에서는 연준의 유례없는 강력한 저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LPL파이낸셜은 내년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낮은 인플레이션과 유휴 노동력 등 다른 경제지표상으로는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LPL파이낸셜은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의 여러 지표들이 금융위기 저점에서 부분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일부는 거의 정상화됐지만, 지금보다 지표들이 더 개선되기 전까지 연준은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일러야 내년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고, 첫 인상 시기가 2016년초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5월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출구전략 스케줄을 처음 공개한 뒤 이머징마켓을 비롯한 국제 금융시장이 대혼란을 겪었고, 재닛 옐런 의장이 취임한 후에도 올 3월에 “양적완화 종료후 6개월쯤이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했다는 점이 연준의 행보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은 “연준은 시장에 더이상 (부양정책에 의한) 특혜를 주지 않으려는 생각과 금융시스템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겠다는 생각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연준의 통화완화 기조는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윌리엄 리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경제의 하방 리스크에 더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연준은 일러야 내년 12월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고, 그 이후에도 아주 더디게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그 주인공은 월가에서 가장 저명한 애널리스트인 딕 보브 래퍼티캐피탈마켓 주식 리서치담당 부대표다.

보브 부대표는 연준이 서둘러 기준금리를 인상할 의지도 없지만, 올리려 해도 실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로 연준의 블랙스완(black swan) 시나리오 때문이다. 블랙스완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말한다.

보브 부대표는 “만약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달러화 가치가 훨씬 더 빠르게 뛸 것이고 이는 미국 무역수지 적자를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며 “또한 이는 미국 GDP 성장률 둔화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그럴 수 없을 것이라며 이를 “연준의 블랙스완”이라고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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