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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27세 김여정(김정은 여동생), 최연소 노동黨부부장(차관급)… 權力 전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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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첫 공식 직책 호명]

김정은, 여동생 實勢요직 앉혀… 선동부 또는 조직지도부 추정

김정일 3주기 탈상 계기로 親政체제 본격 구축하는 듯

조선일보

수첩 들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반미(反美) 교양시설인 황해남도 신천박물관을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날 김여정(원 안)도 동행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여동생 김여정이 노동당 부부장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신문은 27일 김정은의 '4·26만화영화촬영소'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김여정 동지가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김여정의 공식 직책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김여정은 북한 매체에서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꾼'으로 불렸다.

김여정이 맡은 노동당 부부장 직책은 우리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자리다. 김여정은 27세의 나이에 역대 최연소 차관(부부장)이 된 것이다. 김정일은 1970년 32세에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올랐고 고모 김경희는 1976년 30세에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에 임명됐다.

김여정은 올해 들어 김정은 공개 수행 횟수만 12회에 달했다. 단순한 보좌 역할이 아니라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로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노동당 부부장이라는 자리는 상당한 실세"라며 "김여정이 입은 옷이 김정일·김정은을 수행하는 고위층 그룹과 같은 점으로 미뤄볼 때 그가 핵심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 직무에 대해선 관측 엇갈려

그러나 김여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서의 일을 맡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 김여정이 김정은 우상화를 전담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부부장을 맡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도 후계자 수업 때 선전선동부 과장을 하다가 부장으로 올라갔다"며 "이번에 김여정이 김기남·리재일 등 선전선동부 출신들과 같이 호칭된 점을 미뤄봤을 때 이곳 소속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여정이 조직지도부에서 일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유력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여정이 지난 3월 9일 처음 공식 등장했을 때 김경옥·황병서 등 조직지도부 인물들과 함께 나왔다"며 "김정은이 공로자들에게 선물을 수여할 때 김여정이 뒤에서 선물을 전달해준 만큼 조직지도부 부부장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선물 수여는 조직지도부의 고유 권한이다.

지난 9월 3일 모란봉 악단 공연 관람 시 북한 매체가 김여정을 리재일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 앞서 호명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김여정이 선전선동부 부부장이라면 리재일보다 먼저 호명될 수 없다"고 했다. 노동당에서 서열상 선전선동부보다 위인 조직지도부 소속이기 때문에 먼저 호명됐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김여정이 김정은의 비서실 소속인 서기실 실장일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믿을 건 직계 가족뿐?

김정은이 김여정에게 고위직을 맡긴 것은 김정일 3주기 탈상과 집권 3년을 계기로 본격적인 홀로 서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이 지금까지는 최룡해·황병서·김경옥·조연준 등 측근 그룹에 기대왔지만, 장기적으로 1인 체제 공고화를 위해 좀 더 충성도 높은 가족들에게 큰 역할을 주려 한다는 것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김정은이 세습직할통치를 실시하려 할 때 믿을 만한 사람은 직계 가족밖에 없다"며 "김정은에게 아직 아들이 없고 고모인 김경희가 역할을 못 하기 때문에 김여정에게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당중앙으로 불리던 김정일은 조직지도부를 장악, 김일성 유일 절대권력을 안정적으로 받들었다. 김여정 또한 김정은 체제 안정을 위해 노동당을 장악하고 정보를 통제하는 등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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