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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제2롯데월드 타워동 90층 공사현장 올라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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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16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잠실 제2롯데월드 타워동. [김재훈 기자]


“팔을 뻗으면 달도 잡을 수 있겠네요.” 지난 26일 저녁 공사 현장 호이스트와 사닥다리를 통해 간신히 올라간 제2롯데월드 타워동 꼭대기 공사현장. 총 555 높이의 123층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는 초고층빌딩은 이미 지상 374 높이 90층까지 골조가 올라갔다. 90층 바닥을 발로 딛는 순간 기압차가 양쪽 귀에까지 생생하게 느껴졌다. 내려다보이는 서울의 야경은 한마디로 별천지였다. 맑은 날에는 의정부와 분당,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다.

“현장에 가면 많이 춥습니다. 바람도 세기 때문에 전용 점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1층에서 만난 김종식 롯데건설 초고층부문장이 귀띔했다. 지상에서 100씩 올라갈수록 기온은 약 0.65도씩 떨어진다. 400 높이의 현장에 가면 약 2.6도가 떨어지는 셈이다.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더 낮아진다.

옷을 갈아입은 본지 기자들과 김 부문장을 비롯한 일행 9명이 호이스트에 올라섰다. 바깥쪽과 코어(건물 안 쪽 기둥부)에 설치된 호이스트는 공사 현장에서 쓰는 일종의 작업용 엘리베이터로 지하 3층부터 67층, 67층부터 88층까지 근로자와 간단한 장비를 실어 나른다.

올라가는 초고속 호이스트의 그물망 너머로 석촌호수를 비롯해 잠실, 그리고 서울 시내 등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상에서 출발한 지 10분이 채 되지 않아 마지막 종착점인 88층에 도착했다. 코어 기준과 실제 층을 구분하는 기준이 달라서 정확한 층을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철근 작업 후 콘크리트를 부어 고르게 다듬은 이곳은 공사 현장답지 않게 깔끔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안전하게 작업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공사 중이어도 깨끗하게 정리해 가며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90층 상단까지 가기 위해서는 자동상승발판거푸집(ACSㆍAuto Climbing System)의 내부 계단을 통해 걸어올라가야 한다. 약 10~13개의 폭이 좁고 가파른 계단을 딛고 하나의 사다리를 올라서면 또 다른 사다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70여 명의 현장 근로자들이 이 사다리를 오르내리면서 철근·선작업 등을 통해 한층 한층 건물을 만들어나간다.

목적지에 이르자 일행을 맞이한 것은 매서운 바람과 현장을 둘러싼 안전 그물망과 대형 크레인이었다. 서울 시내 전경보다 더 먼저 눈에 들어온 노란색과 초록색의 안전 그물망은 바닥을 비롯해 사방에 둘러쳐져 있었다. 소화 도구와 함께 근로자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최전선이다. 지상에서 자재 등을 작업장까지 실어나르는 타워크레인은 초고층 건물을 짓는 핵심 장비다. 제2롯데 타워동에선 32 2대와 64 2대 등 총 4대의 타워크레인이 가동된다. 한편 매번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힘들기 때문에 90층에는 간이 화장실과 직원들이 의자에 앉아 쉬며 커피 등을 마실 수 있는 휴게실도 있었다.

호이스트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이슈가 되고 있는 ‘안전성’에 대해 물었다. 2016년 말 완공을 기다리며 현장에서 상주하는 김 부문장은 “세계에서 7번째로 높다는 제2롯데 타워동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굳이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불러가려 하는 전문가들”이라며 이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안전에 민감할 뿐 아니라 경력과 명예를 걸고 일한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세간에서 우려하는 지반 침하는 초고층 건물이 가지는 특징이다. 롯데월드타워 침하량 설계치는 39㎜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할리파 대비 65% 수준이다.

현재 총 54개 계측기 등을 이용해 수시로 점검 중이다. 김 부문장은 “직원들의 자부심 어린 표정을 봐달라” 며 “20대부터 60대까지 3000여 명의 직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일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27일 김치현 대표이사를 비롯해 100여 롯데건설 본사 전 임원과 팀장들이 조를 나눠 국내 31개 현장을 방문하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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