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재료 나오는 세종시 육가공센터, 아산 빵공장 가보니
성분분석기로 패티 지방 함량 조절
X레이 검출기로 이물질 걸러내죠
빵 반죽할 땐 생효모만 사용하고
양상추는 잘 관리된 국산만 써요
난 호주에서 온 소고기야. 3주 전 한국에 왔어. 지금부터 40분 뒤면 113g짜리 두툼한 ‘쿼터(1/4)파운드’ 패티로 변신할 거야. 따라와 볼래? 여긴 세종시 맥키코리아 육가공센터. 한국의 맥도날드 패티가 만들어지는 곳이지. 영하 20℃ 상태의 큼직한 덩어리로 들어온 난 두 차례 잘게 갈린 뒤 성분분석기를 거쳐. 지방이 일정량보다 많거나 적으면 옆 줄 아이들과 섞어서 함량을 맞춰야 하지. 어 춥다. 둥글게 둥글게 뭉친 우린 15분간 영하 40℃로 급속냉동 과정을 거쳐. 휴. 금속검출기, 엑스(X)레이 검출기 모두 통과다. 이물질이나 딱딱한 힘줄이 들어있는 애들까지 모두 탈락했어.
자 이제 포장대로 돌진! 무사통과! 내가 거치는 장비들도 까다로운 위생검사는 필수야. 매일 밤 8시간 동안 샤워를 하고, 다시 1시간반 동안 위생 검사를 해. 자, 포장대까지 거쳤으니 나는 이제 힘세고 맛좋은 패티로 재탄생했어. 들어올 때처럼 지금도 난 아무 것도 첨가되지 않은 100% 호주산 소고기야(아, 가끔 이웃 동네 뉴질랜드 친구도 들어오곤 해). 아, 소금과 후추, 그건 매장에서 굽기 직전 뿌려지지. 난 이제 내일이면 맥도날드 매장에 있을 거야.
안녕. 난 포실하고 말랑한 햄버거빵 ‘번’이야. 충남 아산 KFSC 빵공장이 내 출생지야. 난 몸 단장엔 시간이 좀 걸려. 한 번 볼래? 밀가루와 효모를 잘 섞은 촉촉한 반죽이 먼저야. 어머, 난 생효모 아니면 안 써. 건조 효모를 쓰면 빨리 부풀지만 균일하지 않거든. 4시간 동안 우린 깊은 잠에 빠져 몽글몽글 부풀지. 잠깐, 온도 37도, 습도 80%는 꼭 맞춰 주세요! 동그란 모양이 되면 다시 1시간 더 잔 뒤 수분을 뿌리고 참깨 단장을 해. 잠깐, 참깨는 골고루 뿌려 줘야 해. 깨가 한 쪽으로 몰려 있으면 포장대에서 여지없이 탈락하거든.
이봐, 나 없는 버거를 상상할 수 있어? 난 버거의 감초, 연둣빛 양상추야. 우린 여름엔 강원도에서, 겨울엔 남부 지방에서 생산돼 충남 아산 매일유업 공장으로 모이지. 재배 농가와 사전 계약하는 건 기본이고 종자나 비료까지 모두 관리되지. 나 이래봬도 족보 있는 채소라고. 우린 공장에 들어올 땐 통통하지만 나갈 땐 호올쭉해져. 속에 심이니, 겉잎이니, 딱딱하거나 먹기 좀 불편한 건 다 떼어내거든. 이후 여러 번 깨끗한 물에서 헹궈내고, 이물질 검사까지 통과해야 냉장상태로 매장으로 보내지지. 이봐, 나 아직 사각사각 하다구!
글(세종·아산) =심서현, 사진(세종·아산)=김성룡 기자
사진 설명
① 완성된 빵(번)이 품질검사기를 통과하고 있다. 품질검사기는 빵의 높이와 색상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해 불량품을 걸러낸다.
② 세척·절단 작업을 마친 양상추는 미세조각이나 이물질이 있는지 검사된다.
③ 냉동된 패티는 X레이 검사기를 통과하게 되고, 금속물질이 있는 경우 자동으로 폐기처리된다.
④ 동그란 모양으로 성형된 패티가 육안을 통한 1차 검사를 마치고 냉각기로 들어가고 있다.
심서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김성룡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xdrago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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