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포토 클립] 저는 햄버거예요 … 어떻게 만드나 보실래요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맥도날드 재료 나오는 세종시 육가공센터, 아산 빵공장 가보니

성분분석기로 패티 지방 함량 조절

X레이 검출기로 이물질 걸러내죠

빵 반죽할 땐 생효모만 사용하고

양상추는 잘 관리된 국산만 써요

중앙일보

중앙일보

중앙일보

중앙일보

난 호주에서 온 소고기야. 3주 전 한국에 왔어. 지금부터 40분 뒤면 113g짜리 두툼한 ‘쿼터(1/4)파운드’ 패티로 변신할 거야. 따라와 볼래? 여긴 세종시 맥키코리아 육가공센터. 한국의 맥도날드 패티가 만들어지는 곳이지. 영하 20℃ 상태의 큼직한 덩어리로 들어온 난 두 차례 잘게 갈린 뒤 성분분석기를 거쳐. 지방이 일정량보다 많거나 적으면 옆 줄 아이들과 섞어서 함량을 맞춰야 하지. 어 춥다. 둥글게 둥글게 뭉친 우린 15분간 영하 40℃로 급속냉동 과정을 거쳐. 휴. 금속검출기, 엑스(X)레이 검출기 모두 통과다. 이물질이나 딱딱한 힘줄이 들어있는 애들까지 모두 탈락했어.

자 이제 포장대로 돌진! 무사통과! 내가 거치는 장비들도 까다로운 위생검사는 필수야. 매일 밤 8시간 동안 샤워를 하고, 다시 1시간반 동안 위생 검사를 해. 자, 포장대까지 거쳤으니 나는 이제 힘세고 맛좋은 패티로 재탄생했어. 들어올 때처럼 지금도 난 아무 것도 첨가되지 않은 100% 호주산 소고기야(아, 가끔 이웃 동네 뉴질랜드 친구도 들어오곤 해). 아, 소금과 후추, 그건 매장에서 굽기 직전 뿌려지지. 난 이제 내일이면 맥도날드 매장에 있을 거야.

안녕. 난 포실하고 말랑한 햄버거빵 ‘번’이야. 충남 아산 KFSC 빵공장이 내 출생지야. 난 몸 단장엔 시간이 좀 걸려. 한 번 볼래? 밀가루와 효모를 잘 섞은 촉촉한 반죽이 먼저야. 어머, 난 생효모 아니면 안 써. 건조 효모를 쓰면 빨리 부풀지만 균일하지 않거든. 4시간 동안 우린 깊은 잠에 빠져 몽글몽글 부풀지. 잠깐, 온도 37도, 습도 80%는 꼭 맞춰 주세요! 동그란 모양이 되면 다시 1시간 더 잔 뒤 수분을 뿌리고 참깨 단장을 해. 잠깐, 참깨는 골고루 뿌려 줘야 해. 깨가 한 쪽으로 몰려 있으면 포장대에서 여지없이 탈락하거든.

이봐, 나 없는 버거를 상상할 수 있어? 난 버거의 감초, 연둣빛 양상추야. 우린 여름엔 강원도에서, 겨울엔 남부 지방에서 생산돼 충남 아산 매일유업 공장으로 모이지. 재배 농가와 사전 계약하는 건 기본이고 종자나 비료까지 모두 관리되지. 나 이래봬도 족보 있는 채소라고. 우린 공장에 들어올 땐 통통하지만 나갈 땐 호올쭉해져. 속에 심이니, 겉잎이니, 딱딱하거나 먹기 좀 불편한 건 다 떼어내거든. 이후 여러 번 깨끗한 물에서 헹궈내고, 이물질 검사까지 통과해야 냉장상태로 매장으로 보내지지. 이봐, 나 아직 사각사각 하다구!

글(세종·아산) =심서현, 사진(세종·아산)=김성룡 기자

사진 설명

완성된 빵(번)이 품질검사기를 통과하고 있다. 품질검사기는 빵의 높이와 색상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해 불량품을 걸러낸다.

세척·절단 작업을 마친 양상추는 미세조각이나 이물질이 있는지 검사된다.

냉동된 패티는 X레이 검사기를 통과하게 되고, 금속물질이 있는 경우 자동으로 폐기처리된다.

동그란 모양으로 성형된 패티가 육안을 통한 1차 검사를 마치고 냉각기로 들어가고 있다.

심서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김성룡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xdragon1/

[ⓒ 중앙일보 : DramaHouse & J Content Hub Co.,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