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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헛도는 아베노믹스…충격파 걱정하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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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헛도는 아베노믹스 ◆

매일경제

아베 신조 정권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의 실패 가능성이 전 세계적으로 제기되면서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정부도 아베노믹스 실패로 일본 경제에 ‘잃어버린 20년’이 재연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살아나는 듯하던 일본 경제가 2·3분기 연속 충격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중의원을 해산하면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회의론이 수면 위로 전면 부상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물론 일본 내 언론들도 아베노믹스가 경기 침체 지속과 의회 해산 등으로 이어지면서 실패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템플대 도쿄 캠퍼스의 제프 킹스턴 정치학 교수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아베노믹스는 실패라고 말할 때가 됐다고 본다”며 “경기 침체는 아베 정권이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한 것을 의미하고 구조 개혁은 헛발질만 하면서 남은 것은 실망감”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언론들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실패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HSBC는 3분기 성장률 부진을 반영해 일본의 올해·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9%, 1.0%에서 0.3%, 0.6%로 큰 폭 하향 조정했다. 인플레이션 탈출 여부를 가늠할 물가상승률은 -0.2%에서 1.0%로 1.2%포인트 높아졌지만 연간 80조엔에 달하는 엄청난 실탄을 쏟아부은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아베의 첫 번째 화살인 양적완화는 차치하고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이라는 두 번째 화살은 소비세 인상으로 약해진 상태다. 구조조정이라는 세 번째 화살은 쏘지도 못했다. 닛케이는 “제3의 화살인 구조조정·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 활동을 돕겠다고 했지만 의료·농업 등 규제는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우리 정부 관계자들도 “구조개혁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베노믹스는 실패작”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일본이 다시 한번 0%대 저물가·저성장이 재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아베노믹스 실패가 본격화하면 달러당 엔화값은 140엔대까지 하락하고 100엔당 원화값도 800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반면 아베노믹스 지지 세력은 소비세 역풍으로 잠깐 주춤하고 있지만 일본 경제가 성장궤도로 재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1일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일본 소비자들이 소비를 당겨서 하는 바람에 1분기에 6.7% 과도한 성장을 한 여파가 3분기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아베노믹스 설계자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는 “리세션은 일시적인 후퇴에 불과하다. 로켓이 잠시 주춤했지만 추락하지는 않았다”며 “2주 전 일본은행(BOJ)이 단행한 추가 양적완화가 일본 경제를 다시 성장세로 회복시킬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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