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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위기의 메이드 인 코리아, 활로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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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車 중심 품질은 최고, 가격이 단점

현재 세계는 ‘통화전쟁’ 중이다. 각 나라가 노골적으로 ‘나는 살고 너는 죽이겠다’식의 자국 보호주의 치킨게임을 불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하고 말았다. 변변한 자원도 없는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졍쟁력 약화는 심각한 위기의 시작을 알리는 트리거(방아쇠)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활로는 없을까?

코트라(KOTRA)는지난 10월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뉴시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34개 통상국 바이어 100명(응답 89명) 대상‘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 설문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코노믹리뷰

출처=뉴시스


해외 바이어 52.3%, “한국 제품 더 구입하겠다”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하락하는 초유의 상황이지만, 아직 주요 해외 바이어들은 여전히 ‘메이드 인 코리아’를 믿고 있었다. 한국산 제품의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설문조사를 통해 해외 바비어들은 '향후 한국 상품 구매를 어떻게 관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응답자(복수응답)의 무려 52.3%가 "현재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답했고, 50%도 "거래를 늘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고무적인 대목은 '거래를 대폭 줄일 예정'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다만 최근의 환율변동 리스크를 감안해 바이어의 3.4%가 "조금 줄일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해외 바이어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한다"(60.7%), "매우 만족한다"(28.1%), "보통"(7.9%)이란 응답이 대부분이었다.특히 한국 제품 가운데 전자와 기계, 자동차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향후 거래하고 싶거나 거래를 계획하고 있는 한국 상품에 대해 응답자의 36%가 "전자제품"이라고 답했고, 기계(22.5%), 자동차(20.2%,), IT(7.9%)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로 대표되는 글로벌 IT 1위 제조사들의 브랜드 네임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대목이다.

이코노믹리뷰

출처=뉴시스


실제로 한국 제품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 분야에 대해서도 "전자제품"이란 응답이 40.9%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자동차 및 부품(27.3%), 기계(17.1%), 소비재ㆍ의약품ㆍ화장품 등 기타(15.9%), IT(13.6%)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산 제품의 강력한 경쟁상대를 묻는 질문에는 중국이 52.81%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이 28.09%로 2위를, 3위는 대만이 8.99%로 3위, 미국이 7.87%로 4위를 기록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1위와 2위를 기록한 중국과 일본이 각각 한국의 전자제품 경쟁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1위 중국은 현재 한국의 전자제품 경쟁력을 맹추격하고 있으며 3위 일본은 한국의 전자제품 경쟁력이 2000년을 기점으로 추월한 국가다. 물론 3위 대만의 경우 최근 부진했던 세계 전자제품 경쟁력을 털어내며 한국의 뒤를 바짝 뒤쫒고 있다. 결국 바이어의 입장에서 아직 한국-중국-일본-대만의 각축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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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시스


“한국은 역시 전자제품과 자동차”

바이어들은 한국과의 향후 거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전반적으로 한국과 거래하고 있는 바이어 대부분이 지금의 거래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미국이다. 미국 바이어 55.6%는 향후 한국 상품 구매 거래를 늘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특히 미국 바이어 전원은 한국 상품 수입을 줄일 예정이 없다고 응답해 눈길을 끈다. 이는 미국 내에서 한국산 제품의 품질 만족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만족도도 비슷한 추이를 나타냈다. 미국 바이어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만족" 22.2%, "만족한다" 77.8%로 만족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미국 바이어들이 한국 상품을 구매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은 품질(44.4%)과 가격(33.3%), 납품 기일과 사후관리서비스AS (11.1%) 등으로 나타났다.미국 바이어들은 특히 전자제품과 자동차에 주목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가장 매력을 느끼는 한국 제품으로 전자제품 44.4%, 자동차 및 부품 33.3%, 기계와 정보통신(IT) 11.1% 등을 꼽았다. 글로벌 바이어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와 비슷한 추이다. 향후 거래하고 싶거나 거래를 계획하고 있는 한국 상품도 전자제품, 자동차, IT 분야란 응답이 많았다.

특히 자동차 및 부품이 33.3%를 기록한 점이 흥미롭다. 최근 코트라는 막을 내린 미국 최대 자동차 부품 전시회인 ‘AAPEX 2014(11월 4일~6일, 라스베가스)’에 참가한 바이어 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자동차 제품 품질 경쟁력은 5점 만점을 기준으로 4.6점을 기록해 가격(3.2), 디자인(3.3), 결제조건(2.7) 등 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재 한국산 자동차부품을 취급하고 있는 바이어들 중 87%가 품질을 구매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한국산 자동차부품을 구매하고 있는 바이어의 35%가 가격경쟁력이 낮은 점을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이들 중 48%는 가격경쟁력이 개선될 경우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구매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추가로 한국산 자동차부품을 취급하지 않는 바이어의 43%도 그 이유를 낮은 가격경쟁력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 제품의 가장 강력한 경쟁국가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6%가 중국을 지목했다. 만약 한국 상품 거래를 줄일 경우에도 미국 바이어의 75%가 중국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중국이 한국산 제품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다. 다만 일본으로 거래를 바꾸겠다는 응답률은 0%로 미국내 일본 업체들과의 경합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가격경쟁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한국과의 거래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는 설문에 미국 바이어 중 무려 40.91%가 가격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어 납품 기일과 사후관리서비스AS가 31.82%를 기록했으며 환율변동이 27.27% 등을 기록했다.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가격’은 큰 문제점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이코노믹리뷰

출처=뉴시스


납품 기일과 사후관리서비스AS가 2위를 기록한 것은 미국 바이어의 한국산 제품 고려순위 5가 같은 항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급한 문제로 여겨진다. 다만 문제에 있어 품질이 4.55%에 불과하다는 점은 역시 ‘메이드 인 코리아’가 품질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계속)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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