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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해커침입 감지ㆍ기록…‘컴퓨터 블랙박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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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컴퓨터 네트워크에 침입하는 해커들의 활동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컴퓨터 블랙박스’를 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개발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LG전자를 거쳐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조지아텍)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던 김종만 박사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서버 블랙박스’를 발표했다.

제품 개발을 위해 ‘소테리아 시스템’을 창업하고 올 여름 잠시 학교를 떠난 김 전 교수는 모든 비행기록을 담은 항공기 블랙박스에서 착안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웨어에 장착해 해커 활동을 기록하는 모듈 형식이 제품은 ‘서버 블랙박스’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특히 해커 뿐 아니라 회사의 최고 책임자라도 모든 정보를 삭제할 수 없도록 설계된 점이 눈길을 끈다. 김 전 교수는 “사이버 공격이 지능화ㆍ조직화 되는 추세에 해커들이 교묘하게 침입해 흔적을 지우고 빠져나가는 일이 다반사”라며 “제품을 장착하고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네트워크상의 침입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버 블랙박스’는 각종 지원금과 100만 달러를 투자해 약 2년 반 동안의 연구기간을 거쳐 완성됐다. 김 전 교수는 내년 초 발표될 미국 특허청의 특허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연구ㆍ개발에 참여한 샌안토니오 텍사스 대학 전자공학과 이정희(38) 교수는 “세계 처음으로 보안과 관련한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한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의 합동참모본부와 국방과학연구소, 경찰청 사이버 대응반 등에서 ‘서버 블랙박스’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커의 주요 공격 대상인 은행ㆍ공공기관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며, 위ㆍ변조가 불가능하다는 장점으로 병원 등 기록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전 교수는 “사이버 범죄 재판 증거자료에서 해커의 침입 활동은 문서로 작성된 글자로만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서버 블랙박스를 활용하면 이제 이를 영상으로 시연할 수 있고, 증거 보존 가치도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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