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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구두 물빨래로 세계 특허” 세탁업자의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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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매달 1000만원 수익 보장” 속여

가게 인수대금·가맹비 등 꿀꺽


백아무개(50)씨는 1994년부터 세탁업을 하면서 빨래방을 차려주고 세탁기계 공급업을 했다. 2007년 1월에는 세탁업체 상호를 정식 등록하고 운동화·구두·가방 세탁 전문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신문과 인터넷에 낸 광고를 보고 찾아온 가맹점 개점 희망자들은 “구두를 물세탁하는 세계 특허 기술과 특별한 세탁기계가 있다. 빨래방을 인수하면 본사를 통해 특별한 기술을 전수해주겠다”는 백씨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백씨는 “매일 100켤레 이상의 운동화 빨랫감도 공급해주겠다. 나와 함께 일하면 월 1000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런 식으로 백씨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3명한테서 가게 인수 대금과 가맹비 등 명목으로 각각 4960만원과 2400만원, 1200만원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백씨의 호언장담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구두를 물세탁하는’ 세계 특허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가죽제품 세탁에서 잔뼈가 굵은 한 세탁업자는 “가죽 세탁은 모두 수작업이라 특별한 기계가 있을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기술”이라고 했다.

결국 기소된 백씨는 14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사기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백씨는 지난해 11월21일에도 4건의 같은 가맹점 사기 사건으로 징역10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김경진 판사는 “백씨가 받은 돈 중 일부가 피해자 가게의 인테리어 공사와 간판 설치 등에 사용된 점, 피해자들의 영업 부진을 백씨의 잘못만으로 돌릴 수 없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그동안 가맹점 사기를 당했다고 백씨를 고소한 피해자는 모두 7명으로, 피해금액은 1억8110만원에 달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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