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만큼 공화당이 르윈스키를 정치공학적으로 이용하면 대선판세에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르윈스키는 20일 (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포브스 주최 ‘언더서티서밋‘에 공식 행사해 자신을 “수치 게임의 생존자“로 표현하면서 ”내가 수치 게임에 살아남은 만큼 앞으로 다른 많은 희생자도 수치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니카 르윈스키가 20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10여년 만에 대중 앞에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CNN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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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윈스키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20~30명의 청중 앞에서 거의 10년 만에 공개 연설을 했다. 같은 날 르윈스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도 가입했다. 미 CNN방송은 “르윈스키가 공적인 삶에 다시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르위스키는 연설에서 “사인이든 공인이든 우리는 모두 수치스러운 일에 빠져들기 쉽다”며 ”나의 고통을 좋은 곳에 쓰고 싶고, 내 삶의 새로운 미션은 사이버 왕따를 근절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르윈스키는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1998년 클린턴 대통령과의 스캔들을 언급했다.
그는 “대학을 갓 나온 22살의 나이에, 당시 또래보다 좀 더 낭만적이었던 나는 상사와 20대의 방식으로 사랑에 빠졌다”면서 “그런데 그 상사가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많은 이유로 그때의 일을 깊이 후회한다. 사람들이 상처받기 때문일 뿐 아니라 전혀 옳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관계를 지속해 온 2년 여에 대해 “그때는 그게 전부였고 좋았다”면서 “그런데 그 사실이 (1998년 드러지 리포트를 통해) 대중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하룻밤 사이에 사생활이 존중되는 한 개인에서 공개적으로 완전히 망신을 당하고 파괴된 사람이 됐다”고 회고했다.
르윈스키는 그러나 이제 “나의 고통은 다른 의미가 됐다”며 “내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굴욕과 수치로 가장 어두운 순간을 보대고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민주당은 차기 대선을 2년여 앞둔 미묘한 시점에 등장한 르윈스키에 대해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화당이 ‘힐러리 바람’을 잠재우는데 르윈스키를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공화당 잠룡 중 한 명인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이미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과 르윈스키의 성추문 사건을 거론했다.
/cheon@he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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