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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광환의 내 인생의 책](3) 야구란 무엇인가 - 아는 만큼 보이는 ‘숨은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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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란 무엇인가 | 레너드 코페트

경향신문

야구와 관련한 대중서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이다. 이 책의 첫 문장, ‘두려움’은 야구의 기본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다. 야구는 투수가 던지는 강속구에 대한 타자의 두려움을 기반으로 한 종목이다.

하지만 이 책의 매력은 야구라는 종목에 대한 탁월한 시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야구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에 대한 설명이 야구의 이해를 높여준다.

이 책은 야구를 어떻게 하는지, 그라운드 위에서 어떤 식으로 플레이가 이뤄지는지에 그치지 않는다. 야구가 ‘1년 내내 치르는 리그 종목’이라는 특성에 대한 설명이 탁월하다. 선수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프런트, 스카우트 시스템, 리그 운영 방식 등 야구 구조의 해설도 포함된다. 선수를 넘어 선수 노조, 에이전트의 얘기도 이어진다. 야구를 둘러싼 각종 구조들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될 때 야구를 더욱 잘 알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어떤 사물과 사건, 그리고 사회를 파악하는 데 겉에 보이는 모습만 알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세상 모든 일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만약 정치라면, 정치인들의 말에만 집중하면 본질을 놓칠 수 있다. 그들이 하는 말 뒤에 숨겨진 권력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라면, 단지 겉으로 나타나는 숫자들의 움직임만으로는 실체를 알 수 없다. 그 숫자들의 움직임 뒤에 감춰진 구조와 그 숫자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의 근원을 알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이해가 가능하다.

야구를 가리켜 ‘인생과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야구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 삶 주변의 많은 시스템들을 이해하는 과정과 맥이 닿아 있다.

<이광환 | 베이스볼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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