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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앰네스티 “중, 세계 최대 시위 진압·고문 도구 수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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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중국의 시위진압·고문도구 산업이 최근 10년 새 4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2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이는 중국의 번영을 위한 ‘사회 안정’을 주요 국정 과제로 내건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출범과 최근 중동·아프리카·유럽 국가들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따른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런던 주재 민간 싱크탱크인 오메가연구재단과 함께 추적한 국제 진압·보안 장비 실태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의 고문도구 무역과 탄압’이라는 제하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 충격봉과 최루탄, 대민 장갑차 등 시위 진압용 장비와 수갑과 발 쇠고랑, 구속의자 등 고문도구를 생산하는 업체는 현재 중국에서만 134개사다. 이는 2003년 28개 업체보다 4배가량 증가한 것인데, 이들이 해외에 수출하는 진압·고문 장비는 48종, 금액은 수십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4년 간 국제사회의 은밀한 진압·고문 장비 거래를 추적해온 패트릭 윌켄 국제앰네스티 안보거래·인권 팀장은 “중국은 국제사회의 가장 추악한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윌켄 팀장은 “중국 업체들은 최루탄이나 고무탄, 겨자가스, 고문용 도구 뿐만 아니라 쇠가시가 박힌 진압봉(사진)까지 수출하고 있다”며 “이같은 장비는 보통 전 세계의 매우 불안하고 위험한 상황에 보내진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들 장비가 대부분 중국 내에서 사용되지만 일부는 영국 무기시장을 거쳐 프랑스와 키프로스 등 유럽 국가들로 흘러들어간다고 지적했다. 또 항공우편 등을 통해 미국은 물론 이집트 리비아 우간다 가나 세네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독재국가에도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이같은 반인권 도구의 생산과 교역, 사용을 통제할 만한 장치가 거의 없다”며 국제사회 차원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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