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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북해유전의 꿈을 공포로 바꾼 셰틀랜드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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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북해유전에 대한 꿈이 공포로…’

해양 석유자원과 수산자원이 풍부한 셰틀랜드 제도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막판 변수로 작용하며 독립 반대 여론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셰틀랜드 주민 다수가 스코틀랜드 독립이 현실화되면 영 연방 탈퇴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북해유전의 상당부분을 보유한 이곳이 분리될 경우 북해유전을 믿고 독립하려던 스코틀랜드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민투표가 실시되면서 셰틀랜드 제도에서는 투표가 끝나는대로 스코틀랜드로부터 독립하는 문제에 대해 자체 주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이들도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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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틀랜드 인근 북해유전.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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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에 따르면 셰틀랜드 제도 주민 1000여 명은 지난 4월 스코틀랜드와의 분리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스코틀랜드 의회에 제출했지만 기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서에는 셰틀랜드와 이웃 오크니 제도, 아우터헤브리디스 등의 스코틀랜드 분리 여부와 스코틀랜드의 영연방 독립 이후 잔류 여부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알리스테어 카마이클 스코틀랜드 담당장관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스코틀랜드가 영연방에서 독립할 경우, 셰틀랜드 제도 역시 스코틀랜드에서 독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마이클 장관은 자유민주당 셰틀랜드와 오크니 지역 하원의원이며, 지난해 10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보수-자민당 연립정부에 소속됐다.

금융, 위스키와 더불어 스코틀랜드 최대 산업인 북해유전의 일부가 셰틀랜드의 분리로 이탈하는 것은 스코틀랜드로서도 감당할만한 리스크가 아니다.

셰틀랜드 제도는 인구 2만 명의 작은 지역이지만 방대한 석유매장량을 자랑한다. 영국 영해의 미시추 석유 중 20%가 이곳에 매장돼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프랑스의 정유업체 토탈 등은 이곳 유전 개발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셰틀랜드의 풍부한 수산자원과 해상풍력발전도 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을 저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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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틀랜드 1인당 국민소득 및 실업률 비교. [자료=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통계청]


셰틀랜드의 남부바이킹풍력에너지는 600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와 셰틀랜드는 지난 2007년 파트너십을 맺었고, 해저케이블을 통해 스코틀랜드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코틀랜드 북쪽으로 100마일 떨어진 셰틀랜드는 15세기에 합병된 이후 500년 넘게 스코틀랜드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노르웨이의 지배를 받았고 스코틀랜드와는 다른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셰틀랜드기는 스코틀랜드의 파란색과 노르딕 십자무늬가 혼합돼있다.

겨울엔 ‘업 헬리 아’ 불 축제가 열리는데 이는 1200년 전 바이킹들이 셰틀랜드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실업률도 잉글랜드, 스코틀랜드보다 낮고 1인당 국민소득 역시 1만7882파운드로 높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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