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현장+]잊혀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관심 없으면 우리는 죽어요"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참사 140일째 팽목한 지키는 실종자 10명 가족들 "실종자 수색, 아직 안 끝났다"]

머니투데이

세월호 참사 140일째인 2일 오후 진도 팽목항의 모습/사진=박광범 기자


세월호 참사 140일째인 2일 오후 1시40분. 전남 진도 팽목항은 고요했다. 임시로 마련된 법당에서 울리는 목탁 소리와 빗소리, 간간이 들려오는 파도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현재 세월호 참사 실종자는 안산 단원고 학생 5명과 선생님 2명, 일반인 승객 3명 등 총 10명이다. 실종자 10명의 가족들은 아직도 진도에 남아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처음엔 무사히 구조된 가족들이 부러웠다. 시간이 가면서 시신을 찾은 실종자 가족들이 곁을 떠났다. 이제는 시신이라도 찾아야한단 생각 뿐이다. 시신이 유실된 게 아니라 배 안에 있다고 아직 굳게 믿고 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처럼 약속했던 정치권도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유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에 상처를 줬다. '유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보상 문제에 집착해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는 유언비어는 그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그들은 현재 팽목항과 진도체육관, 목포에 있는 병원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날씨가 궂어 수색작업이 이뤄지지 않는 날은 병원에 가 잠시 진료를 받는다. 장기간 바깥 생활로 허리와 발목 등 성한 곳이 없다.

머니투데이

세월호 참사 140일째인 2일 오후 진도 팽목항의 모습/사진=박광범 기자


그들의 하소연이 추석을 앞두고 진도와 목포를 찾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쏟아졌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이날 오전 목포 한국병원에서 박 위원장을 만나 "오늘 와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그런데 좀 서운한 것도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기 (진도의 실종자 구조 및 수색은) 아직 안 끝났다. 여기가 끝나지 않으면 위(서울)의 상황도 끝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여야 공방이 진도에서 계속되고 있는 수색작업을 뭍어 버리는 데 대한 절박함이 느껴졌다. 진상조사 및 책임론이 강해질수록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하는 해경과 해양수산부 직원들의 사기가 꺾이고, 자칫 수색작업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었다.

그는 "단발성이 아닌, 꾸준하게 계속 관심을 좀 가져달라. 제 자식을 바다에 놓고 140일을 있는 저희들의 마음은 오죽하겠나"라며 "자각 있는 국민들이 계속 저희를 응원해주셔야 한다. 그래야 저희가 하루하루 살아나간다. 여러분들의 관심이 없으며 저희 10가족은 다 죽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족은 "지금 10명을 못 찾았는데, 우리는 가족 아닌 가족이 돼버렸다"며 "4월16일에서 우리가 벗어날 수 있게 위에 책임 있는 분들이 끝까지 열심히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해경 해체 등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편 방향에 대해서도 "잘잘못은 나중에 따져야 한다. 지금 저희한텐, 진도에서는 수색·구조가 목적이다. 해경도 우리에게 필요하고, 해수부도 필요하다"며 "근데 그 양반들이 지금 감사니 어쩌니 이러니까 풀이 죽어서 힘들어하고 있다. 잘잘못은 나중에 따져주시고 수색·구조에 맡게끔, 책임을 다하게끔 해주셨음 좋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일 진도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잊혀지는 게 가장 무섭다던 그들은 여당 의원들의 관심도 촉구했다. 배의철 변호사(세월호 가족대책위 법률대리인)는 "실종자 가족들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데, 정부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여당은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좀 더 진심으로 유가족을 대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박 위원장에게 △24시간에서 12시간으로 줄어든 진도체육관 내 약국 운영시간 원상복귀 △팽목항 가족식당 철수 취소 △악성루머·유언비어 강력 대응 △해경·해수부 등 사고수습 관련 직원 인사이동 및 징계 연기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이날 청취한 실종자 가족들의 애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도·목포(전남)=박광범 기자 socool@mt.co.kr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