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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예상은 했지만…” 새정치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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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협상 결렬에 강경투쟁 주문 불구

정작 여당 압박할 수단없어 고민

추석연휴 뒤까지 ‘식물국회’ 전망


“유가족들과 야당 모두 망가뜨리겠다는 건지….”(새정치민주연합 한 수도권 의원)

1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새누리당의 3차 면담 결렬 소식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예상은 했다”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개원식이 열린 올해 정기국회 역시 추석 연휴 이후까지 사실상 기능을 멈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특별법에서도, 정기국회에서도 새정치연합이 선택할 수 있는 ‘뾰족수’가 없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정기국회 일정 참여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 여부에 달려 있다’는 기본 입장 아래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구성을 압박하기 위한 비상행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석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의 정국 파행과 국민 실망의 노도는 정치권 전체를 삼킬 것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여당과의 두 차례 협상에서 세월호 유가족과의 신뢰가 무너진 새정치연합 처지에서, 새누리당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정치적 수단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당장 유족과 여당의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당 안팎에서는 ‘제1야당의 정치적 부재’를 비판하며 전면적인 장외투쟁 등 강경 투쟁을 요구하는 주문들이 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 여론 때문에 당이 여러가지 고민하며 움직이고 있는데, 이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때”라고 강경한 투쟁을 주문했다. 고민은 원외투쟁에 부정적인 여론이다. 지난 31일 <한국방송>(KBS)이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새정치연합의 원외투쟁에 대해 응답자의 68.8%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82.5%의 응답자가 “야당이 국회에 등원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김영환·황주홍 의원 등 당내에서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현재 “아무런 동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할 경우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과 유가족의 논의를 지켜봐야 하는 현재의 무기력한 모습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한 재선 의원은 “우리가 3자 협의체 말고 주장할 수 있는 게 없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무것도 못 하니 국회로 다시 들어가라는 여론이 나오는 것”이라며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권·기소권 문제를 국민에게 묻자고 하든지, 야당의 주장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개최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 쪽 관계자는 “지금은 권위있는 중재자 없이는 상황 타개가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새정치연합은 이날 국회 개회식에만 참석하기로 했던 입장을 바꿔 본회의에 참여해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보고받고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새정치연합은 “방탄국회를 막기 위해 송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처리한다”는 의견을 모으고 본회의에 참석했다.

한편, 국회는 국회법에 따라 이날 보고받은 송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72시간 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3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표결에 부칠 예정이고, 이날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함께 처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추석 전 국회가 정상화될지 여부는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의 협상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세월호 유가족 “의지만 있다면, 진상규명 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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