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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아프리카에 퍼줬던 中, 무가베 10조원 요구는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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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5일 중국을 방문중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왼쪽)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중국의 아프리카 '퍼주기' 정책에 미묘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났던 로버트 무가베(90) 짐바브웨 대통령이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간데 따른 해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무가베에게 중국의 백지수표는 없었다'란 기사에서 무가베가 중국에 요청한 구제금융 차관이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무가베는 중국에 100억 달러(10조1천600억원)를 요구했으며, 서방의 경제 제재로 막힌 숨통을 트기 위해 이 중 40억 달러를 먼저 줄 것을 바랬다.

그러나 무가베가 손에 쥔 것은 총 20억 달러 규모의 채굴 및 발전소·댐건설 사업 계약 정도가 전부였다.

짐바브웨는 중국과 마오쩌둥(毛澤東) 시기부터 친선을 유지한 중국의 가장 가까운 아프리카 동맹국이다.

특히 중국은 그간 아프리카와 제3세계에 조건 없는 경제지원을 퍼부으며 공을 들였기에 무가베의 빈손은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FT는 중국의 이 같은 결정이 무가베의 장기집권 이후 계속 추락하기만 하는 짐바브웨의 경제 상황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짐바브웨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이 현 80%에서 2018년 120%까지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채무 상환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중국은 앞서 베네수엘라나 에콰도르, 가나처럼 정치적으로는 가깝지만 경제적으로 불안한 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준 바 있다.

상하이(上海)국제문제연구원(SIIS)의 장준 연구위원은 특히 짐바브웨의 경우 과거처럼 차관을 본 목적과 상관없이 전용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였다고 분석했다.

FT는 "이번 사례는 아프리카의 최친선국에게도 눈먼 돈은 주지 않는다는 신호"라며 "퍼주기 정책(open-wallet policy)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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