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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것도 집인가'…아동 열 명 중 한 명 '주거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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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사진들은 실제로 아동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집을 촬영한 것입니다. 식구에 비해 집이 좁아 정리는 꿈도 못 꾸고,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아이들의 건강까지 걱정됩니다. 이처럼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128만 명으로 전체 아동 10명 중에 1명꼴입니다. 대책이 시급합니다.

긴급점검, 하현종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허름한 동네입니다.

판잣집처럼 보이는 집에서 9살 찬호는 엄마, 형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화장실 곳곳엔 금이 가 있고, 부엌 찬장은 위태롭게 기울어 있습니다.

항상 축축한 벽은 곰팡이가 가득 피었습니다.

[김모 씨/찬호군 어머니 : 밖에서는 괜찮은데 이 아이도 집에서만 유난히 재채기를 많이 하고…겨울 되면 아랫도리를 많이 긁어요.]

12살 수연이가 몸이 불편한 부모와 사는 서울의 또 다른 반지하 집입니다.

여섯 식구가 살기엔 너무 좁아서 옷가지 정리는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차상위계층이라 정부 보조금을 받지만 월세를 겨우 낼 정도입니다.

[박모 씨/수연양 아버지 : 비가 많이 오면 습기가 차고…(아이들이) 집안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주거 빈곤층 가운데서도 상황이 더 열악한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 반 지하나 옥탑방 등에 사는 아동만 25만 명이 넘습니다.

이런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아이들은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질환, 중금속 중독을 겪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김정은/고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여러 가지 대사질환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런 것들이 나아가서 학업 성취도 저하와 연결될 수 있는 거죠.]

현재 기초생활 수급자에게 4인 가족 기준 20만 원씩 주는 주거 수당을 아동이 있을 경우 상당폭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김은정/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 : 교육지원이라든지 보육 수당 같은 것이 지원되고 있지만, 아동들이 살고 있는 주거에 대해서는 지금 제도화 된 게 없거든요.]

또 현재 노인 중심인 자치단체 주거개선 사업을 '주거 빈곤' 아동에게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오영춘, 영상편집 : 박춘배, 사진제공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하현종 기자 mesoni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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