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군도' 지자 '명량' 떴고 '해적' '해무' 온다..빅4 대결 향방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2014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의 4주간은 한국영화사에 길이 기록될 게 분명하다. 500만명 관객이 들어도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운 대작들이 1주일 간격으로 무려 네 편이나 개봉하는 전대미문의 한여름 대격전을 치루는 까닭이다.

'군도' '명량' '해적' 그리고 '해무', 마치 미리 짠듯이 제목도 두 글자로 똑같은 사극 3편 + 스릴러 1편 추가의 모양새를 선보이고 있다. 승자 독식이거나 모두가 패자일 수 있는 살얼음판 흥행 구도 아래, 개봉 순서에 따른 득실의 관계와 배급사간 치열한 눈치 싸움 등이 얽히고 설킨 이번 대결의 초반 승부는 일단 민초들의 반란 '군도'를 밀어내는 이순신 장군 '명량'의 승리로 귀결되는 중이다.

먼저 '군도'의 출발은 화려하고 경쾌했다. '군도'는 개봉 첫날인 지난 달 23일, 55만 명(이하 영화관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을 끌어모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을 밀어내고 박스오피스 1위에 우뚝 섰다. 시사회 이후 관객 입소문의 호불호는 갈렸지만 강동원의 넘볼 수 없는 매력에 방점이 찍혔다. 개봉일 역대 최다관객 동원의 기록까지 세운 '군도'는 7일 만에 350만 관객 돌파에 성공, 올 여름 한국영화 빅4 가운데 가장 먼저 막을 올린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듯 했다.

하지만 '군도'의 호시절은 여기까지. 이순신 장군의 생애 3박4일을 다룬 김한민 감독의 '명량’은 지난 달 30일 개봉하자마자 전국에서 68만 2828명을 동원하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로 진입했다. '군도'는 18만 관객을 기록 2위로 밀렸다.

이틀 째 흥행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명량'은 7월31일 하루 동안 무려 70만3864명을 동원해 개봉 이틀만에 누적관객 140만9316명의 역대 최단시간 흥행 기록을 세웠다. '군도'는 13만4650명을 모으는 데 그치며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에도 밀려 박스오피스 3위로 밀렸다. 누적관객은 395만6415명.

순풍에 돛단 '명량'도 안심할 때만은 아니다. 8월 첫 째 주에는 김남길-손예진 주연의 '해적', 둘 째 주에는 김윤석-박유천 주연의 '해무'가 연달아 등장한다. '군도'가 '명량'에 당했듯이 후발주자들이 선두주자를 뒤집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댄싱퀸' 이석훈 감독의 야심작 '해적'은 한국영화 대작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웃음과 재미, 볼거리에 치중한 상업영화로 시사회 이후 호평을 듣고 있다. '명량' 입장에서는 비슷한 계열의 '군도'보다 더 신경 쓰이는 복병이다.

물론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여러 가지다. 첫 째는 지난 2009년 여름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과시했던 한국영화 쌍끌이 흥행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군도'의 최단기간 흥해 기록을 순식간에 뒤엎은 '명량'이 두 자리 가운데 하나를 거의 확실히 맡은 분위기다. 나머지 한 자리를 '군도'가 뒷심으로 차지할 지, 코미디 대작 '해적'이나 스릴러 '해무'가 들어갈 지는 곧 3자 대결이 펼쳐진다.

둘째는 '명량'이 독주하고 '군도' '해적' '해무'가 고만고만한 500만명 흥행 수준을 기록하는 경우다. 한국영화 전체의 파이는 사상 최대로 커지겠지만 '명량' 외에 다른 영화들은 힘들여 장사하고 별로 건지는 게 없다는 아쉬움을 남길 판. 이 두 가지 경우의 수와 다른 흥행 구도들이 나타난다면 누군가는 피눈물을 흘려야된다. 영화인들이 제발 나오지 말았으면 하고 손 모아 기도하는 대목이다.

한국영화 빅4의 한여름 대격돌? 타이틀은 멋지고 보는 관객들에게야 신바람 날 일이지만 온 몸에 피가 마를 배급사와 제작자를 생각하면 적자생존의 영화판이 새삼 무섭게 다가온다.
[엔터테인먼트국장]mcgwire@osen.co.kr

[OSEN앱다운로드][야구장 뒷 이야기]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