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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1시간만 공짜" '원 커피'를 점령하라…스타벅스 '대란'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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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TV]]

'반인반어' 사이렌(siren)의 커피 창고를 마음껏 털 기회가 왔다. 허락된 시간은 오직 1시간 뿐…

암초 위에서 매혹적인 노래로 선원들을 홀리는 사이렌, 그녀를 추앙하는 스타벅스(starbucks) 역시 평범한 커피에 뭔가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더해 수많은 이들을 유혹해왔다.

그녀의 유혹에 빠져 매일 주머니를 털려왔던 이들이 복수할 기회가 왔다. 25일 오후3시, 기회는 단 한 시간 뿐. 이 한정된 시간 동안 '해적단'이 돼 마음껏 약탈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머니투데이

↑별 것 아니라는 듯 '대란'을 선포하는 스타벅스, 털어 볼 테면 털어보라는 자신감이 내비친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론칭 15주년을 맞아 25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아이스 커피 한 잔을 무료로 제공하는 '굿 커피 데이'행사를 진행한다.

별 것 아닌 듯 공지했지만, 이미 '대란'의 냄새가 난다. 수퍼마리오를 가져보겠다고 자정에 줄을 세운 맥도날드의 극악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얼마든지 커피 창고를 털어보라며 호기롭게 외치는 배짱이 놀랍다.

15주년 기념 텀블러, 에코백…이런 건 스타벅스 덕후들에게 양보하고, 오후3시 약탈의 시간을 즐기려는 이들이 곧 몰려갈 태세다.

머니투데이

↑스타벅스의 커피 창고를 약탈하려는 '대 사이렌(siren) 해적연합'이 전국 곳곳에서 결성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줄 세우기 마케팅에 놀아나기 싫다"는 애국 지사들의 외침이 들린다. 또 "공짜 커피 마시겠다고 줄 서있는 게 창피하다. 같은 취급 받기 싫으니 오늘 하루는 스타벅스 근처에 가지 않겠다"는 자존감 높은 이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해적단들에게도 공감되는 사연이 있다. 자칭 '의적'이라 말하는 이들에게 오늘 그 한 잔의 커피는 그동안 '삥' 뜯겨온 설움을 달랠 위안거리다.

원두 가격은 내렸다는데 왜 스타벅스만 '원가'가 높아진다며 가격을 올리는 지, 사이렌의 유혹에 빠진 힘없는 이들은 그저 달라는 대로 호주머니를 털어줄 뿐이다.

재작년에 주요 음료가격을 300원씩 인상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을 때도, 그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1주일간 사이즈 업그레이드 행사를 진행했다. 가격 올려놓고 생색내며 양을 늘려준 것.

그리고 지난 16일 또 한 번의 가격 인상…200원씩 올렸다. 커피 원두 가격은 떨어진다는데,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파격적으로 올려준 것도 아닐 텐데, 소비자들은 그 물음을 삼키며 그저 달라는 대로 줄 수밖에 없는 신세다.

머니투데이

↑'캐리비안의 해적'…제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포스터처럼, 스타벅스의 '공짜 커피'는 왠지 받고도 억울한 느낌이다.

역시나 1주일간 무료 사이즈 업그레이드…그런데 이번엔 좀 눈치가 많이 보였나 보다. 15주년 기념이라며 '특별히' 커피 한 잔 서비스 해주신다니 말이다.

그런데 이 공짜 커피라도 찾아 마시지 않으면 소비자는 가격 인상의 불만을 풀 길이 없다. 마치 휴대폰 살 때 '불법'이라는 보조금 받지 않으면 바보가 된 기분인 것처럼 말이다.

머니투데이

↑스팟 보조금 놓쳐서 휴대폰도 비싸게 샀는데, 공짜 커피마저 놓칠 순 없다. 달려라~!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오늘 하루 '공짜 커피'의 유혹에 빠진 사람들은 또 다시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긴 줄을 드리울 것이다.

'줄 세우기 마케팅'이라는 미디어의 비판도 다시 '노이즈 마케팅'으로 승화되며 스타벅스를 웃음짓게 하겠지.

그러나 인턴인 내게는 좋은 핑계가 생겼다. 취재를 빙자해 한창 업무시간인 오후3시, 당당하게 스타벅스에서 '공짜 커피'를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 이 순간 편집장의 눈에서 나오는 레이저가 내 뒷통수를 뚫을 기세다. 그래, 알았다고… '일'이라는 증빙을 위해 현장 생중계(ustream.tv)를 해주지. 됐나?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7월 25일 실린 기사입니다.

이소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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