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기업인 어드밴스드셀테크놀로지(ACT)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의 임상1상 시험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국내 바이오기업인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ACT와 배아줄기세포 치료제와 관련해 기술협력을 맺고 있다. 차바이오앤은 동일한 기술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치료제의 국내 임상시험을, ACT는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ACT가 미국에서 임상1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차바이오앤의 국내 연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CT는 인간배아줄기세포 유래 망막색소상피세포를 이용해 희귀실명질환인 스타가르트병(선천성 황반변성)과 건성 노인성 황반변성증 환자 각각 1명씩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한쪽 안구에 5만개의 세포를 망막 아래에 직접 이식하고 4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이식된 세포의 과도한 증식, 종양발생 및 이상조직형성 등의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다. 또 환자의 시력이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지난 23일 의학저널인 '랜셋(Lancet)'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지난해 미국 제론사는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급성 척수손상 환자의 임상1상 시험도중 중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ACT의 연구는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치료제의 임상시험의 첫 성공사례로 기록됐다.
배아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배아(胚芽)의 발생과정에서 추출한 세포로 모든 조직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나 아직 분화되지 않은 세포를 말한다. 배아줄기세포는 다양한 세포로 분화가 가능해 만능이라는 단어가 붙을 만큼 역할이 다양하지만 세포치료제 개발시 종양이 형성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형민 차바이오앤 사장(사진)은 "이번 임상결과는 배아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우려감을 일시에 불식할 수 있는 연구성과"라며 "국내에서 환자모집과 임상시험을 본격적으로 진행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바이오앤은 지난해 5월 식약청으로부터 스타가르트병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건성 노인성 황반변성증에 대해서는 임상시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정 사장은 "스타가르트병 환자의 경우 임상시험 참여자가 많지 않아 임상시험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미국에서 동일한 줄기세포치료제의 임상1상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만큼 국내에서도 임상환자 모집이 원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바이오앤과 ACT사는 배아줄기세포치료제와 관련 스타가르트병에 대해 미국 보건성으로부터 희귀의약품(Orphan Drug)으로 지정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임상1상과 2상 시험만 끝내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특히 차바이오앤은 노인성황반변성증의 경우 최근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치료제가 전무한 질환이라 상용화 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ACT의 이번 임상1상 시험이 배아줄기세포치료제의 안전성을 증명했을지 모르지만 유효성을 입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에 랜셋 논문에 적시된 ACT의 배아줄기세포치료제 임상1상 시험의 목적은 줄기세포치료제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는 것이고 유효성에 대한 것이 아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통해 시력회복효과가 입증되기 위해서는 유효성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이 디자인 돼야 한다"며 "안전성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력회복효과가 확인됐다 하더라도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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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기자 drag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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