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주말 시위에 200여명 연행 강공 배경은>

경찰에 연행되는 촛불집회 참가자 (서울=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추모 촛불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로 향하던 한 참석자가 종로구 계동 현대 사옥 앞 도로를 점거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이태수 기자 =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도심 집회 참가자들의 청와대행이 시작되자 경찰의 대응 기조도 강경하게 바뀌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주말 추모 집회 후 청와대로 향하다 저지당하자 도로를 불법 점거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검거된 집회 참가자 213명 전원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지난 주말 검거된 집회 참가자는 17일 113명에 이어 18일에는 100명으로, 연이틀 100명 이상이 연행됐다.

경찰은 이중 과거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법률을 위반한 전력이 있는 여모(41)·김모(38)씨 등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당시 세 차례 해산명령을 내린 직후 바로 검거 작전에 들어간데다 한 번에 100명 이상씩 무더기로 연행해 "추모 집회에 경찰이 지나치게 대응한 것 아니냐"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에 대해 경찰은 연행된 이들과 다른 집회 참가자 사이에 선을 그었다.

강신명 서울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주말 집회는 '특징'이 있다"며 "많은 분이 준법 추모 절차를 지켰지만 일부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했는데, 그런 분들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려는 순수한 의도보다는 반정부 시위 자체가 목적인 참가자들이 청와대행을 주도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강 청장은 "17일의 경우 이들은 처음부터 대오를 형성하고 종로1가부터 경찰을 공격해 방패와 채증 카메라를 빼앗고 경찰을 폭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행동 방식을 봐도 추모 집회의 다른 참가자와는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청와대 인근에서 소규모로 산발적인 집회가 열리기는 했지만 지난 주말처럼 수백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향한 것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이후에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추모 집회와 뒤이은 행진 도중 청와대행이 반복되면서 집회 성격이 본격적인 반정부 시위로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이 초반에 강력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런 시각에 대해 이인선 경찰청 차장은 "불법 집회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원칙이 있을 뿐, 다른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관계자는 "지난 주말 경찰은 인도로 가려는 시민들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집회를 마치고 귀가하려는 시민까지 연행했다"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명백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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