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세월호 참사 / 유병언 一家 수사] 구원파 신도들 돈 끌어모아 문어발식 사업 확장… 한때 '오대양 사건(1987년 신도 32명 집단 자살)' 연루說… 사기죄로 징역 4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병언 前 세모그룹 회장]

"내 사업이 곧 하나님의 일"

홈페이지엔 "태권도 7단" 사진 하루 평균 수천장 찍어

출소후 철저히 정체 감추고 아들 통해 막후서 경영 지휘

세월호를 운영한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총체적 경영 비리가 참사의 간접 원인이 됐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 전 회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와 관련이 있다. 1962년 장인인 권신찬 목사와 함께 세웠고 한동안 목사로 활동했다. 이 종파는 '한번 구원 받으면 회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교리를 내세웠다. 그는 기독교계에서 이단 취급을 받자 1970년대 후반부터 사업가로 변신한다. 주로 신도들에게 헌금 명목으로 돈과 노동력을 제공받아 사업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모그룹의 모태가 된 삼우트레이딩은 그가 신도들에게 주식을 사게 해 1978년 대구 삼우상사를 인수해 설립했다. 1979년 세모를 설립했고, 1986년 한강 유람선 사업권을 취득하는 등 건강식품·유람선·조선·해운·화학 등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그가 세간에 알려진 건 1987년 오대양 사건(32명의 집단 변사 사건) 때다. 당시 유씨가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 사건은 오대양교 교주인 박순자씨와 빚에 찌든 채무자들의 집단 자살이란 식으로 끝났다. 하지만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오대양교라는 것은 없고, 박순자씨는 구원파의 대구지부 총책으로 헌금 등을 세모 측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며 "한꺼번에 숨지는 과정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여 집단 자살인지 타살인지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러다 4년 뒤인 1991년 검찰이 재수사를 하면서 유씨와 오대양 사건의 연관성을 찾았으나 증거를 찾지 못하고 내사 종결했다. 검찰은 대신 유씨가 삼우트레이딩을 인수한 뒤 '이 회사 사업이 곧 하나님의 일'이라며 구원파 신도들에게 거액의 자금을 모아 11억9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구속했다. 이 사건으로 유씨는 징역 4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출소 후 1995년 세모해운을 다시 설립했는데 2년 뒤인 1997년 부도를 맞았다.

출소 이후 유씨는 공식 직함이 없었다. 회사 서류에서도 이름이 사라졌다. 이후 10여년 동안 소리 소문 없이 다시 부를 쌓았는데 법적 서류, 계열사 지분 등은 몽땅 그의 아들 둘과 가족 이름으로만 돼 있다. 그러나 두 아들과 사위를 통해 막후에서 경영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진해운 전직 직원은 "1997년 세모해운 부도 이후에는 법적인 책임문제로 시달리지 않기 위해 회사에서 어떤 공식 직책도 맡지 않았다"며 "업무 지시를 할 때도 측근을 통해 구두(口頭)로만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유씨가 '아해'라는 예명의 '얼굴 없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것도 신분을 숨기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있다. '아해' 홈페이지(ahae.com)에 나온 그의 이력에는 태권도가 7단이고, 방송 분야에서 20여년 근무했으며, 30대 중반에 사업을 시작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4년 동안 사진을 260만장, 하루 평균 2000~4000장을 찍었다는 내용을 그럴듯하게 올려놓았다.



조선일보

TV조선 화면 캡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들에 대해 조선닷컴은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 전 회장의 유족과 합의를 통해 다음의 통합 정정 및 반론보도를 게재합니다.

1. 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관련 있다는 보도에 대하여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을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이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살인집단 연루성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리를 한번 구원 받으면 무슨 죄를 지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가르치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업이 하나님의 일이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구원이고 예배라는 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였으나 해당 교단에서 보낸 공식문서와 설교들을 확인한 결과 그러한 교리가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
세월호 사고 당시 먼저 퇴선했던 세월호 선장 및 승무원들은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다만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다 사망하여 의사자로 지정된 故정현선 씨와, 승객을 구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된 한 분 등,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병언 전 회장이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유병언 전 회장은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목회활동을 한 사실은 없으며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가 없음을 밝혀왔습니다.

5. 금수원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금수원의 폐쇄성과 반사회적 분위기를 보도하였으나 기독교복음침례회 교인들은 금수원을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으며, 행사 때는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출입 가능하여 폐쇄적인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명백한 오보라고 밝혀왔습니다.

6.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의 5공화국 유착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1980년대 전경환 씨와의 친분 관계와 전두환 대통령의 5공화국과의 유착관계를 통해서 유람선 사업 선정 등 세모그룹을 급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병언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5공화국과 유착관계가 없었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이를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7. 유병언 전 회장의 50억 골프채 로비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사돈을 동원하여 50억 상당의 골프채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다고 보도하였으나, 지난 10월 검찰이 해당 로비설은 사실이 아니고 세모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회생하였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이에 해당 기사를 바로 잡습니다.

8.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과 달리 ‘세월호’의 이름은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의 ‘세월(世越)’이 아닌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세월(歲月)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작가명인 ‘아해’는 ‘야훼’가 아닌 어린아이를 뜻하며 기업명인 ‘세모’는 삼각형을 뜻하고, 안성의 ‘금수원’은 ‘짐승’을 뜻하는 ‘금수’가 아닌 ‘금수강산’에서 인용한 ‘비단 금, 수놓을 수’의 뜻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9. 유병언 전 회장의 해외 망명 및 밀항 시도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 전 회장의 해외 망명이나 밀항 시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 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류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