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소행성, 생각보다 훨씬 자주 '지구 방문'한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4년간 26차례 대규모 충돌…美서 추적망원경 설치 추진

연합뉴스

지난해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지름 20m 크기의 거대한 운석이 공중에서 폭발해그때 발생한 운석 파편이 떨어져 건물 외벽이 부셔져 있다. (AP=연합뉴스 DB)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국제적 핵실험 감시기구인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가 운영하는 초저주파 감시시스템은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폭발을 추적한다.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센서에 감지된 초대형 충격파는 모두 26건에 달했지만 이 가운데 비밀 핵실험에 의한 것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모두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발생한 진동이었다.

이들 소행성의 '지구 방문'에 따른 충돌 에너지는 최대 600킬로t으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15킬로t)의 40배에 달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지구를 찾은 소행성은 대부분 대기권 상공에서 산산이 부서지거나 공해상 등 외딴곳에 떨어져 심각한 피해가 생긴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핵폭탄의 최대 수십배 위력을 지난 소행성은 생각보다 훨씬 자주 지구와 충돌하고 있으며, 대도시에 떨어질 경우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직 우주비행사들이 주축이 된 미국의 민간단체 'B612 재단'은 이날 시애틀 비행박물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구에는 약 100년마다 한 차례씩 대도시를 한번에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메가톤급 소행성이 충돌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드 루 박사는 "지난 수십년간의 사례로 미뤄 소행성 충돌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 14년간 발생한 26차례의 대규모 소행성 충돌 가운데 사전에 미리 파악된 것은 단 한차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루 박사는 이런 무방비 상태가 계속된다면 지난해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발생한 소행성 피해와는 비교할 수 없는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첼랴빈스크에서는 지름 20m 크기의 거대한 운석이 공중에서 폭발해 1천여명이 다치고 건물 수천채가 파손됐다.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소혹성 'B612'의 이름을 본뜬 이 단체는 이런 대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오는 2018년까지 대규모 추적망원경을 만들어 우주로 발사함으로써 지금까지는 태양빛에 가려 볼 수 없었던 태양계 내부의 소행성들을 감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이용해 2024년까지 50만개의 소행성을 찾아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조기 경보시스템'을 가동하자는 게 목적이다.

루 박사는 "지구에서 수천만㎞나 떨어진 곳에 있는 아파트 크기의 물체를 찾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어렵다"면서 "따라서 관련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uman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