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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美전기차 테슬라 최고 344%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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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해외직구 열풍 (上) / 해외 인기 종목은 ◆

매일경제

A씨는 지난달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거에 대해 서방국가들이 경제제재를 언급하면서 러시아 증시가 11% 급락하자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인 ERUS에 투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단기 차익을 노린 것이다. 그 다음날 증시가 반등하자 A씨는 곧바로 ERUS를 처분해 6%가량의 차익을 얻었다.

해외 주식 직접투자의 장점은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그 상황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찾아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양적완화가 축소될 조짐이 보이자 신흥국에 투자됐던 자본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이 상황을 오히려 수익 추구의 기회로 삼았다.

미국 국채 인버스 ETF(TMV)에 투자한 것이다. 이 ETF는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를 경우 3배의 레버리지로 주가가 상승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실제로 이 ETF는 지난해 3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상하이 지수가 2000 밑으로 내려갔을 때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투자 ETF에 대한 투자 주문이 빗발치기도 했다. 장준필 대신증권 글로벌영업팀장은 "국내 증시가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니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해외 상황에 쏠렸고, 일부 투자자들은 아예 해외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주요 해외 종목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종목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였다. 지난해 연초에 투자했다면 344%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도요타와 노무라도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각각 64%와 58%의 연 수익률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SK텔레콤 미국예탁증서 가격도 지난해 56% 올랐다.

투자 행태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단순히 증권사가 추천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투자 방향을 정한 뒤 자신의 관점에 부합하는 종목을 증권사 영업직원과 상담해 정하고 주문을 내는 방식이다.

조연정 현대증권 해외상품부 과장은 "워낙 다양한 상품이 있다보니 종목을 추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고객이 문의하면 관심사항에 맞는 종목을 추천해준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해외 직구족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목은 유로 하이일드 회사채 ETF와 테슬라다. 지난 1분기 각각 785억원, 651억원어치가 거래됐다. 일반 종목보다는 ETF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 1분기 가장 많이 거래된 10개 종목 중 테슬라와 구글을 제외한 나머지 8개는 모두 ETF였다.

해외 펀드와 달리 해외 주식 직접투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슈퍼리치들이 애용하는 절세 투자 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해외 주식 직접투자 트랜드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당분간 저성장 저금리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사한 상황을 먼저 맞이했던 일본에서는 증권사 매출 중 해외 주식 직접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다이와증권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해외 주식 직접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입 비중이 4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고령화로 인해 충분한 노후 자산을 확보해야 하지만,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 주식 직접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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