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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천년의 고독과 슬픔” 각국서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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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타계 소식에 세계 명사들의 애도 성명이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애도 성명을 내고 “세계는 가장 위대한 통찰력 있는 작가들 중 한 명을 잃었다”며 “자랑스러운 콜롬비아인으로, 미주 대륙 사람들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마술적 현실주의의 거장으로서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줘서 때론 그들이 직접 펜을 들게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르케스와 친분을 나눈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도 “늘 그의 독특한 상상력과 생각의 명료함, 진솔한 마음에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독재정권에 글과 행동으로 맞서며 민주화에 큰 힘을 더해준 그의 타계 소식에 중남미 대륙은 특히 큰 슬픔을 표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마르케스의 대표작인 <백년 동안의 고독>을 빗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콜롬비아 작가의 죽음에 천년의 고독과 슬픔이 느껴진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작가가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오랜 기간 정착해 살아온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우리 시대의 가장 훌륭한 작가를 잃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출신의 팝가수 샤키라는 “유일하면서 다시 반복되지 않을 재능, 가장 독창적인 당신의 이야기들처럼 우리는 당신의 삶을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술적 현실주의에 여성주의를 결합한 칠레 작가 이사벨 아옌데는 마르케스를 ‘나의 선생님’으로 부르며 “그의 책에서 나의 가족과 조국을 발견하면서 작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르케스의 절친이었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라틴아메리카의 문화계가 슬픔에 잠겼다”고 전했다. 스페인 문학의 또 다른 대표 작가로, 좌파 노선을 버리지 않은 마르케스를 ‘카스트로의 정부’라고 표현하며 다투기도 했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그의 소설은 계속 살아남아 각지에서 독자들을 매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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