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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한국에 몰려오는 저출산 후폭풍] 아기 울음 사라지는 한국… 작년 신생아 수 43만명, 30년새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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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10년 넘은 超저출산 쇼크

인구 1000명당 출생아 8.6명… 1970년의 4분의 1 수준 '뚝'

인구통계 작성한 이후 최저치, 2056년엔 신생아 수 20만명대

조선일보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가 43만6600명으로, 2005년(43만5031명)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낮은 신생아 수를 기록했다. 2002년부터 신생아 수가 40만명대로 떨어지고 한 번도 50만명대를 넘어서 본 적이 없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도 1.19명으로 2012년의 1.3명보다 크게 떨어졌다. 합계 출산율은 가임 여성(15~49세)이 평생 낳은 아기 수를 말한다.

2002년 이후 태어난 이 '40만둥이'들이 아기를 낳는 2030년대가 되면 한 해 신생아가 30만명대로, 2050년대 후반에는 20만명대까지 줄어든다. 국가 존망이 달린 위험한 저출산 벼랑에 선 셈이다. 통계청은 27일 작년 신생아 수와 출산율을 집계한 결과, 신생아 수는 2012년(48만4550명)보다 4만7950명(9.9%)이 줄어든 43만6600명이라고 밝혔다. 신생아 수 43만명대는 1980년(86만명) 이래 30여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인구 1000명당 태어나는 아기 수(조출산율)도 8.6명으로, 1970년 31.2명에서 43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출산율 8.6명은 인구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작년에는 신생아가 늘어났던 흑룡의 해(2012년) 영향을 받아 1월 한 달만 신생아 수가 4만명을 넘었을 뿐, 이후 계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작년 3·6·10·11·12월 등 5개 달은 월별 출산을 따져 역대 가장 적은 아이가 태어났다.

윤연옥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아기를 낳는 주출산 연령(29~33세)이 전년보다 36만명이나 줄어들었는데, 미혼 여성은 늘어가고 초혼 연령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며 "그동안 출산을 주도했던 베이비부머 에코 세대(1979~1982년생)의 출산이 끝나가고, 경기 침체로 작년 혼인 건수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가임 여성의 감소로 출산율이 올라가더라도 신생아 수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저출산 대책은 출산율보다는 신생아 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남훈 한양대 명예교수는 "우리 출산율은 2000년 이후 1.3명을 한 번도 넘지 못해 세계 최악의 저출산 늪에 빠졌다"면서 "앞으로 획기적인 저출산 대책이 없는 한, 신생아 수가 50만명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40만둥이들이 한국 사회 바꿔

통계청의 추계 인구에 따르면 2000년대에 태어난 40만둥이들이 앞으로 아기를 낳는 2030년대에 가면 3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2056년에 가면 20만명대로 급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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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신생아 수 추계 그래프


이렇게 신생아가 계속 줄면서 생산 가능 인구(15~64세)도 현재 3684만명에서 2030년이면 3289만명으로 줄어든다. 기업들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국가 경제도 성장 동력을 찾기가 힘들게 된다. 일할 사람이 줄어들면서 사회보험도 위기를 맞게 된다. 이삼식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력을 유지하려면 외국에서 유능한 젊은 인력을 취업시키거나 이민을 더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 수 줄어 폐교 불가피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40만둥이들이 중·고·대학에 진학하면서 학생 수가 대폭 줄어 학교가 남아돌고 교사 수요도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대학은 심각하다. 학생 수는 줄고 대학 진학률도 떨어져 현재의 대학 정원을 밑돌게 된다. 대학들은 본격적인 구조조정 시대를 맞을 수밖에 없다. 실제 2013년 대학 진학 연령인 18~21세 연령이 280만명에서 올해 278만명으로 줄었고 2020년에는 230만명, 2030년에는 179만명으로 줄어든다.

군대도 마찬가지다.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모병제로 바꾸지 않으면 군대 인력 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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