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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동방박사, 동이족이었다…'90000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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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예수 탄생을 축하하러 온 동방박사가 동이족이었다면?

작가 이병천(55)씨가 펴낸 소설 '90000리'는 BC 1년부터 AD 1년까지, 고조선 유민이 신을 찾아 떠난 9만리 여정을 담은 로드 팩션이다.

긴 여정은 BC 1년 한 제국의 수도 장안에서 시작한다. 고조선이 한 제국에 의해 멸망한 지 100년이 지난 뒤다. 어느 날 고조선 부흥운동을 펼치던 동이족은 목성의 뒤쪽으로부터 별 하나가 분화하는 것을 발견한다. 제사장 '부르암'은 이를 신탁으로 받아들이고 별이 분화한 땅으로 가고자 마음을 먹는다.

언제나 한 제국과 맞서 싸우자고 주장하는 젊은 그리메는 그러나 '별'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하늘이 나라를 내린 게 아니고, 그래서 하늘이 나라를 되찾게 해주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며 한 제국과 맞서 싸우길 바랐다.

그러나 한 제국의 수도 장안에서 열린 가악제전에서 신탁을 지키기 위해 부르암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본 그리메는 마음을 바꾸고 별이 분화한 서쪽으로 향한다.

유대의 땅을 향해 걷는 동이족 일행은 모두 12명. 그리고 이들을 뒤쫓는 한 제국의 호기군과 북군 군관 '융커'. 동이족의 목적은 신을 만나는 것이고, 융커의 목적은 신을 죽이는 것이다.

이씨는 "중국 하북성 동쪽 갈석산 인근에서 베들레헴까지는 직선거리로 대략 7200㎞가 된다고 한다"며 "옛날에 인간이 만약 두 발로 이 장정에 나섰다면 산 넘고 물 건너 길을 찾아 만들면서 가야만 했을 테니까 적어도 그 다섯 배 거리, 곧 3만6000㎞ 이상을 걸어야 했다. 리(里)라는 단위로 환산해보면 9만리 길"이라고 알렸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입에 담는 '구만리'는 그저 아득한 거리를 지칭하려는 단순한 의도록 창작된 관용구가 아니다"며 "고대에 우리 선조 한 무리가 실제로 이 길을 갔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시비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물론 동방박사 그들 자신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왜 스스로를 기껏해야 동방에서 온 사람들이라고만 대답해야 했을까? 그들에게는 과연 어떤 말 못 할, 자격지심을 애써 숨기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이 있었을까?"라며 "이 소설은 바로 이런 의문들로부터 비롯됐다"고 밝혔다. 302쪽, 1만3000원,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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