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고회 열고 아동 성상품화 논란 해명
"제도에 방치된 세대에 기회의 문 열어주고파"
"바코드 포스터 논란, 성적으로 생각하다니…"
"방통위·방심위도 문제 없다고 판단해"
"모든 분량 편집하고, 방송 날짜 조율 중"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황인영(가운데)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MBN 걸그룹 오디션 '언더피프틴'(UNDER15) 긴급 보고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만 15세 이하만 참여할 수 있는 '언더피프틴'은 첫 방송을 앞두고 미성년자를 성 상품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공개된 이미지에는 지원자의 프로필에 바코드 디자인이 포함돼 아동 성 상품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최연소 참가자는 만 8세로 짙은 화장과 노출이 일부 있는 의상을 입고 있는 것에 대한 질타가 나왔다. 2025.03.25. jini@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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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아동 성상품화 논란이 제기된 MBN 걸그룹 육성 프로그램 '언더피프틴' 제작진이 결국 입을 열었다. 첫 방송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항의와 논란이 이어지자 1회 15분 가량의 편집본을 공개하면서 해명에 나섰다.
2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긴급보고회에는 '언더피프틴'을 제작한 크레아 스튜디오 서혜진·황인영 공동대표, 용석인 PD가 참석했다. 이국영 PD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제작진은 "여러가지 논란과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심려를 끼쳐 드려 굉장히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저희가 생각하는 사실과 다른 부분을 해명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참가자 중 만 8세 아동이 있는 상황에서 짙은 화장에 신체 일부를 드러낸 의상을 입혀 성인 걸그룹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생 연도, 국적, 포지션 등 참가자의 정보가 담긴 포스터에 바코드가 삽입돼 논란이 불을 지폈다.
황 대표는 "2010년 초반에 'K팝 스타'를 제작했는데 10대 친구들이 우승, 준우승을 했고, 당시 기성세대들에게 굉장히 놀라운 포인트였다"며 "현재 대한민국 21세기에 태어난 친구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미디어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전 세계를 무대로 나의 재능을 발휘하고 싶은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15세 이하의 친구들은 꿈과 재능이 있고 주체적이며 열정이 많다"며 "이 친구들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대형, 중소 기획사 가리지 않고 오디션을 본다. 연습생도 있지만 어떤 제도의 벽 때문에 방치되는 부분도 있고, 저희가 그 세대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프로그램 제목이라든지 여러가지 의혹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며 "결과적으로 그 부분이 논란이 되고 참가한 친구들에게 상처가 된다면 (제작진으로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서혜진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MBN 걸그룹 오디션 '언더피프틴'(UNDER15) 긴급 보고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만 15세 이하만 참여할 수 있는 '언더피프틴'은 첫 방송을 앞두고 미성년자를 성 상품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공개된 이미지에는 지원자의 프로필에 바코드 디자인이 포함돼 아동 성 상품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최연소 참가자는 만 8세로 짙은 화장과 노출이 일부 있는 의상을 입고 있는 것에 대한 질타가 나왔다. 2025.03.25. jini@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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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티저 영상과 포스터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서혜진 대표는 학생증에서 포스터 콘셉트를 가져왔다며 "성적인 부분으로 확증시키는 것에 대해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는 30대 여성"이라며 "미디어 관련 종사자들의 성인지 감수성이 바닥일 것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미디어 여성 노동자를 낮게 보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도 "티저 영상은 본방송과 다르게 내러티브가 길지 않고 이미지로 소개되자 보니 저희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오해를 받게 된 것 같다"며 "어린 참가자들이 어른을 흉내 내고, 섹시 콘셉트를 해보겠다는 의도는 아니었다. 이렇게 받아들여지면 안 되겠다고 해서 티저 영상을 빠르게 삭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언더피프틴'이 시청자의 질타를 받은 건 이뿐만 아니다. 아동 성상품화 논란 이후 MBN과 제작사 사이에 의견 차이로 시청자에게 혼란을 줬다. MBN은 지난 21일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제작사인 크레아 스튜디오는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2주 전에 심의팀, 기획실, 편성팀 모두가 1회를 봤고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위심의위원회에도 완본을 보냈다"며 "그분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셨다. 항의를 할 거면 저희 회사 앞에서 해달라. MBN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방영이 불투명해진 것에 우려를 표했다. 서 대표는 이달 31일 예정대로 첫 방송을 하느냐는 질문에 "여러가지 심사숙고를 하고 있다"며 "지금껏 녹화된 모든 분량을 먼저 편집하고 사전으로 심의받은 뒤 방송 날짜를 조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강대강으로 '31일이 아니면 안된다'는 게 아니라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이해를 구하고 싶다"고 전했다. 용석인 PD도 "참가한 아이들은 방송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며 "방송이 안 될 경우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받을 상처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라고 털어놨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아동청소년 미디어인권네트워크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스탠포드호텔 앞에서 언더피프틴 제작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5.03.25. jini@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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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두 대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황 대표는 "참가자들 모두 '우리는 그런 프로그램이 아닌데 왜 이런 오해를 받고 있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언더피프틴'이 '오디션은 악마의 편집이다' '걸그룹은 성 상품화다' 이런 논란을 깨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 대표 역시 '언더피프틴'은 100명이 넘는 제작진이 함께한다. 이 모든 분들이 어린 친구들로 성 상품화를 하고, 성 착취를 하는 제작물을 만드는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편성 조율을 거쳐 시청자들을 만나겠다는 게 제작진의 바람이지만 '언더피프틴'이 방영될지는 미지수다.
아동 성상품화 논란 등으로 이미 프로그램에 흠집이 생긴 가운데, 방송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의당은 이날 서울 중구 MBN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더피픈틴'의 방송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프로그램 폐지는 곧 아이들의 꿈을 짓밟는 거라는 프레임을 내세워 아동 성상품화를 향한 비판을 회피하고 왜곡하고 있다"며 "어디 비겁하게 어린 아이들 뒤에 숨느냐"고 비판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에서 "긴급보고회에서 MBN은 '언더피프틴' 방송 취소와 함께 진심어린 사과만을 내놓아야 마땅하다"며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른 아동 성적대상화를 중단시키기 위해 정부 차원의 방송심의 규제 또한 시급히 강화·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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