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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 이렇게 잘하는데, 1할 타자에게 밀린다고? 너무 억울하지만, 너무 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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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개막 로스터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배지환(26·피츠버그)는 지난해에도 트리플A 무대를 폭격했지만 정작 메이저리그에서의 기회가 바로 주어지지 않았다. 배지환의 지난해 트리플A 66경기 성적은 타율 0.341, 출루율 0.433, 7홈런, 1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37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출전은 29경기에 그쳤다.

트리플A에서 이렇게 잘하면 좀 바로 올려서 그 감을 이용할 만도 한데, 피츠버그의 기용은 다소 보수적이었다. 배지환은 시즌 초반부터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지난해 메이저리그 첫 경기 출전은 5월 22일(한국시간)에야 이뤄졌다. 그렇다고 주전 기회가 주어진 것도 아니었다. 6월에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갔고, 7월 말에야 다시 콜업이 됐지만 이번에는 배지환이 확실한 자기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런 배지환은 올해도 시범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22일(한국시간) 현재 시범경기 17경기에서 38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444, 출루율 0.474, 장타율 0.694, 1홈런, 4타점, 3도루, OPS 1.168이라는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그래도 150경기나 되고,3년 연속 메이저리그에서 활용한 선수인 만큼 이 정도면 개막 로스터 한 자리를 열어줄 법도 하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아직 이를 확답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외야수 잭 스윈스키와 배지환이 26인 로스터의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본다. 스윈스키와 배지환은 플레이스타일이 다르다. 배지환과 비슷한 시기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스윈스키는 2022년 19홈런, 2023년 26홈런을 친 장타력이 있는 선수다. 대신 정교함과 기동력은 떨어지고, 배지환처럼 내·외야를 겸업하는 선수도 아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은 0.207이고,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외야수만 봤다.

스윈스키는 메이저리그 338경기에 뛰어 배지환보다 경험이 더 많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13경기에서 타율 0.368, 1홈런, 9타점이라는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스윈스키에게 자리를 내준다면 그나마 이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배지환보다도 훨씬 못한 성적을 거두고도 배지환이 넘볼 수 없는 선수도 있다. 고액 연봉자인 브라이언 레이놀즈까지는 가지도 않는다. 올해 연봉 400만 달러를 받는 베테랑 외야수 토미 팸(37)이 그 주인공이다.

팸은 201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1121경기에 뛴 베테랑 외야수다. 그러나 전체적인 성적은 내리막이다. 지난해에도 타율 0.248, OPS 0.674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피츠버그는 팸을 영입하기 위해 1년 400만 달러의 돈을 썼다. 피츠버그와 같은 스몰마켓에서는 그 자체가 개막 로스터 한 자리를 의미한다. 팀 연봉이 작은 상황에서 이 정도 금액을 투자한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보내기는 어렵다. 곧 팀 투자의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팸은 시범경기 16경기에서 타율 0.175에 머물고 있다. OPS도 0.653에 불과하다.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배지환이 훨씬 위다. 어쩌면 개막 시점에는 배지환이 팸보다 더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라는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는 다르다. 연봉이 곧 권력이다.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아있는 배지환은 이런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억울하지만, 냉정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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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으로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시범경기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지 않았다는 것은 피츠버그가 배지환 카드를 마지막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증거다. 출루만 된다면 빠른 발로 팀에 공헌할 수 있고, 2루수와 중견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수비 활용성도 있다. 여기서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설사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해도 추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결원이 생길 때 우선적으로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어차피 시즌은 길고, 부상 및 부진으로 결원은 반드시 생긴다. 그때 팀이 배지환을 생각나게끔 해야 한다. 그 다음 자리를 잡는 것은 또 배지환 하기 나름이다. 냉정한 현실에 맞서 배지환이 마지막 고비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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