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대패를 당하지 않는 이상 다니엘 레비 회장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등장했다.
당초 현지 언론들의 예상과는 정반대다. 토트넘이 최근 리버풀과의 2024-25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 2차전에서 패배해 탈락하면서 분위기가 나빠지자 영국 현지 언론들은 애스턴 빌라전에서 패배할 경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될 가능성이 높다며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영국 일간지 '더 선'의 생각은 달랐다.
'더 선'은 이전부터 부상자가 너무 많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의 전술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이유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지지했던 토트넘 보드진이 토트넘이 애스턴 빌라전에서 대패를 당하지 않는 이상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내치지 않을 거라고 주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 위치한 빌라 파크에서 애스턴 빌라와 2024-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라운드(32강)를 치른다. 토트넘은 지난 3라운드(64강)에서 영국 내셔널리그(5부 리그) 구단인 탬워스를 연장전 끝에 꺾고 4라운드에 진출했고, 애스턴 빌라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4라운드로 올라왔다.
토트넘은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애스턴 빌라전에 임한다. 현재 토트넘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이유는 직전 경기였던 지난 7일 리버풀전에서 0-4 대패를 당하면서 카라바오컵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홈에서 열린 준결승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졸전을 펼친 끝에 0-4로 참패하면서 결승행이 좌절됐다.
프리미어리그(PL) 우승은 불가능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도 확신하기 힘든 상황에서 겪은 카라바오컵 탈락의 여파는 컸다. 현지에서는 주장 손흥민의 리더십과 경기력에 대해 의구심을 던졌고,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이전부터 제기됐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론도 다시 타올랐다.
무엇보다 17년 만에 무관 탈출에 도전하고 있는 토트넘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2007-08시즌 리그컵(당시 칼링컵) 우승 이후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토트넘은 이번 시즌 다수의 컵 대회를 병행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있었는데, 카라바오컵에서 탈락한 탓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대회가 두 개로 줄어들었다.
애스턴 빌라전에서 패배할 경우 그 후폭풍이 더 클 이유다. FA컵에서조차 탈락한다면 토트넘은 UEFA 유로파리그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유로파리그 유력 우승 후보로 꼽혔던 토트넘이지만, 강자들이 즐비한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확신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만약 토트넘이 애스턴 빌라전에서 패배할 경우 구단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새 사령탑을 데려올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리버풀전 대패로 인한 카라바오컵 탈락에 이어 FA컵에서도 탈락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영국 주간지 '선데이 피플' 소속 닐 목슬리는 "나는 이번 주까지 '안지볼'이라는 단어를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 단어가 매주 경기에서 패배하고, 득점은 하지 못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안다"면서 "오늘 오후 스퍼스(토트넘의 애칭)가 빌라 파크에서 부진할 경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영국 언론 '기브 미 스포츠'도 "소식통에 의하면 토트넘이 며칠 내 두 대회에서 탈락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입장이 드러날 것이며, 리버풀전 패배를 돌아봤을 때 그에게 나머지 시즌을 지도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구단에서 영향력을 보유한 인물들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토트넘이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패배할 경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미래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론이 거세지면서 이번 시즌 팀의 부진에 지칠 대로 지친 토트넘 팬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대회에서 탈락해 이번에도 무관 탈출에 실패하는 토트넘의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지만, 팀이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토트넘이 패배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길 원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러나 토트넘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토트넘이 애스턴 빌라전에서 대패를 당하지 않는 이상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지 않을 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9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애스턴 빌라전에서 패배해도 감독직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은 다가오는 애스턴 빌라전에서 토트넘이 큰 점수 차이로 패배해야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는 걸 고려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을 바라고 있는 토트넘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최근 전적과 상대 전적이 토트넘 쪽으로 기운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토트넘은 최근 애스턴 빌라와 31번 만나 20승 4무 7패, 승률 65%를 기록하는 압도적인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애스턴 빌라의 승률은 불과 23%에 불과하다.
당장 지난해 11월로 시계를 돌려봐도 토트넘은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4-1 대승을 거뒀다. 당시 토트넘은 전반전에 선제 실점을 내주고도 후반전에만 내리 네 골을 꽂아넣는 대역전극을 만들었는데, 손흥민도 동점골로 이어지는 어시스트를 올린 뒤 후반 11분경 교체되어 나갔다.
토트넘이 패배하더라도 대패라는 조건이 충족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토트넘은 지난 2023년 11월부터 1월까지 애스턴 빌라에 세 번 연속으로 패배한 적이 있지만 스코어가 크게 벌어진 적은 없었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2무 2패를 거둔 애스턴 빌라가 토트넘을 큰 점수 차로 요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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