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캡처=마르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진=파브리치오 로마노 SNS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예상치 못한 2인조가 인도네시아에서 깜짝 재회한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6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신태용 감독과 국가대표 및 23세 이하(U-23) 대표팀 계약을 해지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그간의 성과와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평가와 오랜 고민을 거쳐 내린 결정'이라며 '인도네시아 축구 발전에 기여한 신 감독에게 감사하다. 앞날에 좋은 일이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상 신호가 있었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스포르트가 최근 전한 소식이 발단이 됐다. 매체는 '전 인터밀란 구단주이자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인 에릭 토히르는 2026년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얻고 싶어한다'며 '인도네시아는 체력과 스피드에 집중하는 신태용의 축구에 더 이상 만족하지 않는 눈치다. 질적 도약을 위해 벤치에서의 변화도 고려 중이다. 새 감독은 유럽 출신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 현지는 발칵 뒤집어졌다. 현지 매체인 볼라넷은 'AFF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탈락 이후 신 감독의 입지가 약해졌다. 신 감독은 토히르에게 (대회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 수석코치 노바 아리안토는 매체를 통해 "(감독 교체에 관해) 어떤 논의도 이뤄진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체육부장관인 이토 아리오테조는 볼라넷과의 인터뷰에서 "PSSI(인도네시아축구협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미묘한 입장을 취했다. 신태용 감독 유임을 바라는 현지 팬들의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결국 경질로 가닥이 잡혔다.
신 감독은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와 오는 2027년까지 이어지는 재계약에 합의했다. 2026년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진출 및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행 성과가 바탕이 됐다. 3차예선에선 일본, 호주, 사우디, 바레인, 중국 등 한 수 위의 팀들을 만나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베트남의 우승으로 막내린 미쓰비시컵이 문제였다. 신 감독은 FIFA(국제축구연맹) 의무 차출 규정을 적용 받지 않는 이 대회 스쿼드를 22세 이하 선수 위주로 꾸렸다. 새 얼굴을 찾아 대표팀 및 U-23팀 전력 강화를 노린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조별리그에서 미얀마에 1대0으로 이긴 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라오스와 3대3 무승부에 그치고, 라이벌 베트남이 0대1로 져 4강행에 실패하자 협회 내부의 공기가 바뀌었다. 비등한 실력을 가진 베트남전 패배보다 라오스전 무승부가 토히르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취임 초기부터 신 감독의 팀 운영에 훼방을 놓았다. 임기 초반 불성실한 자세로 물러난 코치를 협회 기술위원장에 앉혀 대표팀 상비군 운영에 딴지를 거는 가 하면, FIFA랭킹 173위였던 당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목표를 내걸기도 했다.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사상 첫 아시안컵 16강 진출 및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으로 이끌고 사우디를 안방에서 완파하는 등 성과를 내며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지만, 축구협회장과 정부 요직 인사를 겸하는 토히르의 힘을 넘을 순 없었다.
토히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더 이상 신 감독과 함께 하지 않기로 했다. 3명의 지도자와 인터뷰를 한 상태"라고 밝혔다. 후임은 예상대로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전 전 아다나 데미르스포르 감독이 됐다. 유럽이적시장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파브리지오 로마노도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클루이베르트 감독이 인도네시아 새 사령탑으로 계약을 맺었다. 2년 계약에 2년 연장 옵션까지 있다'고 전했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클루이베르트 감독은 네덜란드 축구의 레전드 중 하나다. 아약스, AC밀란, 바르셀로나 등에서 뚜었던 클루이베르트는 은퇴 후 네덜란드, 카메룬 대표팀에서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퀴라소에서 감독 대행으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여기에 놀라운 이름이 추가 됐다. 루이 판 할 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 스포츠 디렉터로 임명됐다. 판 할 감독은 2022년 네덜란드 대표팀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은퇴했다. 그는 아약스, 바르셀로나, 맨유, 바이에른 뮌헨, 네덜란드 등을 이끈 명장 중의 명장이다.
특히 클루이베르트 감독과 인연이 깊은데, 아약스와 바르셀로나에서 감독과 선수로 함께 했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7일 마르카는 '예상치 못한 2인조'라는 제목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이뤄진 둘의 재회를 놀라워 했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두 네덜란드 전설을 북중미행을 위한 승부수로 띄운 것은 귀화한 해외 출신 선수 대부분이 네덜란드 국적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