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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서울투어에 참가한 다저스는 팀 코리아와 연습 경기를 치렀다. 당시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팀 코리아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질문에 “2루수”라고 이야기했다. 김혜성을 말하는 것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이미 구단 스카우트가 김혜성을 좋게 평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했다. 다저스의 관심이 일회성이 아님을 시사한다.
그런 다저스는 김혜성에 3+2년 총액 2200만 달러를 제안하며 끝내 사인을 받아냈다. 3년간 계약금·연봉·바이아웃 금액 등 총 1250만 달러를 보장한다. 그리고 다저스는 2028년과 2029년 구단 옵션까지 챙겼다. 2028년과 2029년 연봉은 각각 500만 달러고, 2년간 타석 수에 각각 50만 달러씩 총 100만 달러가 걸려 있다. 계약서의 모든 내용이 이행된다면 5년 총액 2200만 달러의 계약이다.
그런데 다저스만 김혜성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시카고 컵스, 그리고 4년 전 김하성을 영입해 톡톡히 재미를 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김혜성 영입을 위해 마지막까지 달렸다. 이중 다저스보다 더 큰 금액을 제시한 팀도 있었다. CAA 측 관계자는 “에인절스가 5년 2800만 달러를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 이야기는 번역돼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지역 유력 매체인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의 에인절스 담당기자 제프 플레처는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소식통에 따르면 LA 에인절스가 김혜성에게 다저스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안했다는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 에인절스가 김혜성에게 어느 정도 규모의 계약을 제안했는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다저스보다는 적었다”고 반박했다. 아마도 보장 금액·옵션·인센티브 등에서 보는 시각과 기준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에인절스가 영입전에서 다저스에 패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전력 보강을 기대했던 에인절스 팬들도 좌절하고 있다. 팬들은 플레처의 게시글에 댓글로 구단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을 그대로 드러냈다. 다저스와 에인절스가 붙었다면 선수로서는 당연히 다저스를 택하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어투다. ‘프리웨이 시리즈’의 라이벌이지만, 근래 들어 계속된 성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에인절스 구단을 저격한 글도 적지 않았다.
한 팬은 댓글로 “그들(다저스)은 선수가 그곳에서 뛰고 싶을 만한 구단 경영을 하고 있다”고 했고, 다른 팬은 “지는 팀에서 플레이하고 싶은 선수는 없다”고 적었다. “최악이지만 선수를 비난할 수 없다는 게 더 마음이 아프다”, “에인절스의 구단 경영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는 댓글도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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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절스는 구단 매각 이슈까지 있어 오타니 잔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오타니가 가져다 주는 일본 기업의 광고 등 부수입이 컸음에도 사실상 오타니를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다. 결국 오타니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옆동네 팀인 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에 계약하며 에인절스 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김혜성을 뺏겼으니 팬들의 심기가 좋을 리 없다.
에인절스는 이번 오프시즌을 비교적 잠잠하게 보내고 있으며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여전히 낮게 보는 분위기다. 기쿠치 유세이를 영입해 선발 한 자리를 보강했지만, 전력에 구멍들이 워낙 많다. 내야도 마찬가지였다. 3루를 보는 앤서니 렌던은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주전 2루수로 예상되는 루이스 렝히포는 2루보다는 3루가 더 익숙한 선수다. 주전과 백업 사이의 기량 격차도 제법 있다. 김혜성과 같은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필요했지만 다저스에 패하면서 다른 선수로 눈을 돌려야 할 상황이다.
김혜성은 금액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해 다저스행을 결정했다. 다만 다저스는 에인절스에 비해 더 강력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변수다. 당장 주전 2루수를 놓고 개빈 럭스와 경쟁해야 하는 가운데, 내야 유틸리티로는 미겔 로하스, 내·외야 유틸리티로는 크리스 테일러라는 경험 많은 경쟁자들이 버틴다. 김혜성의 다저스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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