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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은 리그의 모범생과 같은 선수였다. 좋은 성적을 꾸준하게 제공했다. KIA 이적 직후인 2022년 144경기 전경기에 나가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을 선택한 KIA의 눈이 틀리지 않음을 입증했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나성범의 2022년 조정득점생산력(wRC+)은 161.8로 리그 평균보다 60% 이상 높았다. 말 그대로 이맛에 현질이었다.
30대 중반에 이르렀지만 나성범의 기량이 쇠퇴했다는 뚜렷한 징후는 없다. 다만 이후 팀 공헌도가 떨어진 것은 역시 부상 때문이었다. 나성범은 2023년 시즌 잦은 부상으로 58경기 출전에 그쳤다. 가벼울 줄 알았던 종아리 부상 탓에 시즌 개막을 함께 하지 못하고 예상보다 오랜 기간을 날린 나성범은 시즌 막판 3루로 슬라이딩을 해서 들어가다 오른쪽 햄스트링을 크게 다쳐 결국 2023년 58경기 출전에 그쳤다.
58경기에서 타율 0.365, 18홈런, 57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나성범의 방망이는 녹슬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기량의 선수도 뛰어야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나성범의 2023년은 낙제였다. 이를 갈고 2024년을 준비했지만 이번에도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치며 오랜 기간 결장했다. 102경기에서 타율 0.291, 21홈런, 80타점을 기록했지만 기복이 심했다. 잘할 때는 잘하다가도, 그렇지 않을 때는 땅을 파고 들어갔다.
물론 부상 탓에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적응이 더뎠던 것은 사실이고, 이 존과 잘 맞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연달아 찾아온 햄스트링에 대한 두려움이 알게 모르게 있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하체가 단단하게 지지되지 못하면 나성범의 타격은 완성될 수 없다. 주루에서도, 수비에서도 전력으로 달리지 못했다. 벤치의 지시도 있었지만 결국 잦은 하체 부상은 스타트에서의 폭발력을 뺏어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성범의 전성기는 여기까지일까. KIA 내부에서는 “그렇지는 않다”는 의견이 대세다. 나성범의 트래킹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강한 힘을 보여주고 있고, 여전히 빠른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시즌 막판 발사각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후에는 홈런 생산도 원활했다. 적어도 파워에서 신체 능력이 떨어질 때는 아니다. 결국 햄스트링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게 중요하다. 이번 오프시즌이 꽤 비중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이범호 KIA 감독은 힌트를 준다. 이 감독 또한 현역 시절 햄스트링 부상이 잦았다. 그래서 3루 수비 범위도 좁아지고, 주루도 마음껏 할 수 없었다. 이 감독은 햄스트링 부상이 알게 모르게 하체의 밸런스를 완전히 깨뜨린다면서 나성범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2년 정도는 고생한다. 그 뒤로는 좋아지더라”고 나성범의 2025년을 기대했다. 2024년 극도로 조심하며 뛰었다면, 2025년은 예전과 같이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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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학 KIA 단장 또한 나성범이 더 폭넓게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반등’에 베팅한 이범호 감독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심 단장은 “계속해서 매년 큰 부상을 당했지 않나. 유연성 운동을 굉장히 많이 하더라”면서 “ 나는 나성범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의심하지 않았다. 부상이 기량을 가린 것이지, 아직 기량이 떨어질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나성범이 2023년 짧은 기간 보여준 괴물의 성적을 내지는 못한다고 해도, 건강하게 뛰며 2022년 수준의 득점생산력을 보여준다면 그 자체로도 KIA 타선에는 굉장한 플러스 효과다. 지난 2년간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많은 선수들이 그의 자리에 들어가 분전한 건 사실이지만, 결국 나성범의 복제품을 찍어낼 수는 없었다. 즉, 나성범을 오롯이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나성범이 ‘IF’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원래대로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한다. 건강한 나성범이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KIA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하려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할 요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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