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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재도약 다짐한 한국 여자골프, 2025년에는 ‘굿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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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계보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최근 LPGA 투어 진출을 선언한 윤이나(22)의 출사표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하고 더 넓은 무대로 시선을 돌린 그는 “신인왕 수상과 세계 1위 등극을 목표로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앙일보

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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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른바 ‘오구 플레이’ 사건으로 평가가 엇갈린 윤이나. 아직 따가운 시선이 다 가시지는 않았어도 골프계는 그에게 적지 않은 기대를 건다. LPGA 투어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윤이나 등 새 얼굴이 새 바람을 불어넣고 기존 베테랑이 제 기량을 되찾는다면 영광 재현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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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LPGA 투어는 한때 “미국 투어가 아니라 한국 투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15승을 합작한 2015, 2017, 2019년은 말할 것도 없고,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줄어든 2020, 2021년에도 한국은 7승씩을 차지했다. 거기서 멈췄다. 이듬해부터 서서히 약해지더니,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4승과 5승으로 주춤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2011년 이후 최소인 3승에 그쳤다.

그 사이 미국과 태국이 주도권을 가져갔다. 미국은 혼자 7승을 휩쓴 넬리 코다(27)를 앞세워 12승을 달성했다. 태국은 지노 티띠꾼(22)의 2승 등 6승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태국과의 격차마저 어느새 더블 스코어로 벌어졌다.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실력 있는 베테랑 선수가 여전히 포진해 있고, 윤이나 등 신진 급도 정상을 노릴 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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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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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봉장은 역시 고진영(30)이다. 2018년 LPGA 투어 데뷔와 함께 신인상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이듬해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다소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023년까지 6년 연속 이어온 우승 행진을 멈췄다. 허리 부상과 샷 난조가 겹친 탓이 컸다. 한때 163주 연속 1위였던 세계 랭킹도 11위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회복세라는 점이 희망적이다. 지난 시즌 막판 10개 대회에서 5차례 톱10에 들었고, 그중 2차례는 준우승이었다. 올겨울 허리 상태가 나아지면 정상 탈환은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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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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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과 함께 맨 앞에서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어 나갈 또 한 명의 선수는 2023년 신인왕 유해란(24)이다. 지난 시즌 상금 5위(41억원), 평균타수 4위(70.00타) 등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2023년보다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259.95야드에서 264.96야드로 늘었고, 그린 적중률도 75.36%에서 76.65%로 향상됐다. 올 시즌 다승에 도전해볼 만하다.

중앙일보

양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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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도 기대할 만하다. 양희영(36)은 지난해 6월 메이저대회(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과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LPGA 투어에 18년째 개근하며 체력적·심적으로 다소 지쳤지만,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제2의 전성기를 열겠다는 각오다. 지난해를 우승 없이 보낸 김세영(32)도 올 시즌 반등하기 위해 일찌감치 담금질을 시작했다.

새 얼굴도 새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잰걸음을 시작했다. 얼마 전 끝난 LPGA 투어 Q-시리즈에서 8위로 올 시즌 시드를 따낸 윤이나는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장타력은 이미 검증된 만큼 현지 생활에만 잘 적응하면 한국인 15번째 LPGA 투어 신인상 수상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건인 쇼트 게임을 위해 미국형 잔디를 잘 아는 현지 코치를 섭외하기로 했다. 윤이나는 오는 19일 미국으로 출국해 다음 달 열릴 데뷔전(파운더스컵)을 준비한다. 지난해 양희영·유해란과 함께 우승을 맛본 김아림(30)과 김효주(30), 최혜진(26), 임진희(27) 등도 새 시즌 한국 여자골프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의기투합한다.

LPGA 투어는 오는 30일 열리는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챔피언스로 2025년 시즌의 막을 올린다. 이 대회는 최근 두 시즌(2023, 2024년) 우승자만 출전한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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