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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김태우의 쓱크랩북] SSG의 2024년, 빛났던 이름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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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어지럽게 시작한 2024년이었다. 팬들이 봤을 때는, 어쩌면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을 수 있었다. 예상치도 못하게 감독이 바뀌고,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강민을 둘러싼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지고, 그 여파로 또 예상치 못하게 단장이 바뀌는 혼란스럽고 부끄러운 풍경이 벌어졌다. 조직이 위태위태해 보였다.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서는 2024년 시즌 성적을 필요했지만 그마저도 얻지 못했다.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싸웠다는 것, 그 정도였다. 2022년 통합우승팀, 2023년 정규시즌 3위 팀이었던 SSG는 72승70패2무(.507)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며 체면은 세웠지만 어쨌든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하고 어정쩡한 마무리를 했다. 성적은 물론 구단이 시즌 전 내세웠던 구호들은 상당 부분 실행되지 않거나, 혹은 미숙하게 실행됐다. 현장은 물론 프런트 조직 또한 단단하게 흘러갔다고 말할 수는 없는 시즌이었다. 철저한 복기와 모두의 반성이 없으면 자칫 잘못 구단이 암흑기로 빠져 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은 뼈아프게 새겨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2년 연속 100만 관중을 모을 수 있었던 것, 끝까지 5강 경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던 이들의 덕이었다. 그리고 구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수원에서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잊지 않고 그 울분을 내년으로 끌고 가야 팀이 일어설 수 있다. 2025년 도약을 기대하며 2024년 팀을 빛냈던 10가지 이름을 뽑아봤다. 상금과 트로피가 없는 것은 이 시상식의 전통이다.

올해의 타자 : 최정

SSG의 별이, 리그 역사의 별로 떠올랐다. “깨질 날이 오기는 올까”라고 했던 그 대기록은, 최정의 방망이에서 손바뀜이 일어났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가지고 있던 종전 KBO리그 최다 홈런 기록(467개)을 갈아치운 최정은 올해도 항상 그 자리에서 팀 타선을 이끌며 분전했다. 시즌 129경기에서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8을 기록하며 최정의 시대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겨우겨우 기록을 깬 것이 아닌, 당당하게 역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최정은 이제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간다. 시즌 뒤 맺은 4년 총액 110억 원의 계약은 그 길을 SSG와 계속 함께 한다는 것을 상징하며, 이제 이 레전드는 문학과 청라를 잇는 역사의 산증인으로 기록될 준비를 마쳤다.

2016 최정-2017 최정-2018 제이미 로맥-2019 최정-2020 제이미 로맥-2021 최정-2022 최정-2023 최정

올해의 투수 : 노경은

방출 신분으로 칼바람 속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던 그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 어려웠던 과거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빛이 됐다. 나이 마흔의 베테랑은 올해도 자신의 탱크에 기름이 충분히 남아있음을 증명하면서 SSG 불펜을 지탱하는 버팀목 몫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마흔의 베테랑이 시즌 77경기에 나가 83⅔이닝을 던진 것도 놀라운데, 홀드왕(38개)이라는 타이틀과 2.90이라는 근사한 평균자책점이 동반됐다는 것은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성실한 자기 관리와 아낌없는 조언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노경은의 가치다. 시즌 뒤 맺은 2+1년 총액 25억 원의 계약을 증명하기 위해 노경은은 지금 이 시간도 어딘가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2016 메릴 켈리-2017 메릴 켈리-2018 김광현-2019 김광현-2020 문승원-2021 김택형-2022 김광현-2023 서진용

올해의 헌신 : 박성한

쉬라고 하면, 항상 괜찮다고 말했다. 시즌 내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를 악물었고, 그 결과는 화려한 이름 앞의 타이틀로 돌아왔다. 박성한은 올해 137경기에서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을 기록하며 3할 유격수에 복귀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시즌 뒤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며 경력 최고의 하이라이트를 남기기도 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 모범적인 준비 과정을 모두 보여주며 이제 리그 최고 유격수 대열에 당당하게 합류했다. 딱 하나 모자랐던 것은 골든글러브 투표에서의 ‘지명도’였을 뿐이었다. 결과는 아쉽지만, 길게 보면 박성한의 야구 인생에 더 좋은 동기부여로 남을 것이다.

2016 채병용-2017 박정배-2018 이재원-2019 김태훈-2020 서진용-2021 장지훈-2022 한유섬-2023 노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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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기량 발전 : 조병현

2군에서의 호성적이 반드시 1군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캠프 때부터 보여준 위력적인 구위는 ‘그럴 것이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팀 전력에 재합류한 조병현은 마치 브레이크가 없는 듯한 성장세와 구위를 모두 과시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시즌 76경기에서 73이닝을 던지며 4승6패12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3.58로 맹활약했고, 보는 이들의 가슴을 뚫리게 하는 시원한 구위는 그 기록 이상의 통쾌함을 선사했다. 시즌 중반 팀의 마무리 투수로 승격한 뒤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막판 보여준 ‘언터처블’의 면모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면, SSG 마운드 세대교체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2016 김민식-2017 김동엽-2018 김태훈-2019 서진용-2020 이건욱-2021 박성한-2022 오원석-2023 하재훈

올해의 새 얼굴 : 박지환&정준재

누구는 박지환이 더 낫다고 했고, 누구는 정준재가 더 낫다고 했다. 2024년 신인 선수들인 두 선수 모두 가진 장점과 색깔을 유감없이 보여줬고, SSG 팬들은 덕분에 모처럼 행복한 회로를 두 눈 모두에 그릴 수 있었다. SSG 팬들 사이에서 이뤄진 ‘즐거운 논쟁’은 SSG 내야의 미래가 밝아졌다는 것을 상징한다. 박지환은 놀랄 정도의 타격 센스와 당찬 플레이로 KBO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스타성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정준재는 정교한 콘택트와 주루 능력, 그리고 타석에서의 끈질김을 보여주며 1군 한 자리를 꿰찼다. 이제 모두가 두 선수가 각자의 자리에서 팀을 이끄는 시대를 그리기 시작했으며, 굳이 청라까지 가지 않아도 그 시점이 빨리 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시상식 역사상 첫 공동 수상.

2016 김주한-2017 정진기-2018 강승호-2019 하재훈-2020 최지훈-2021 추신수-2022 전의산-2023 이로운

올해의 수비수 : 기예르모 에레디아

그라운드 밖에서는 그렇게 천진난만한 선수가, 야구장 안에서는 상대 선수들의 타구를 낚아채는 야수의 움직임으로 변한다. 2년차를 맞이한 외국인 타자 에레디아는 올해도 공·수·주 모두에서 대활약하며 팀을 이끌었다. 특히 몸을 던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에너지 넘치는 수비는 에레디아를 단순히 공격 성적표만으로 봐서는 안 될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고 남는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KBO 수비상을 수상하며 리그 경쟁자들의 인정을 한몸에 받는 선수라는 것을 입증했다. 타석에서도 136경기에서 타율 0.360을 기록하며 인천 야구 역사상 첫 타격왕에 이름을 올림과 동시에 195안타, 21홈런, 118타점의 대활약으로 재계약을 확정지었다.

2016 김성현-2017 김성현-2018 김강민-2019 김강민-2020 김강민-2021 김강민-2022 최지훈-2023 기예르모 에레디아

올해의 2군 선수 : 신범수

“너무 열심히 한다”는 칭찬을 시즌 내내 달고 다녔다. 팀 포수진 상황에서 1군에 자리가 없는 것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낙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신범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럴수록 더 묵묵하게 훈련에 매진했고 그 결과 시즌 막판 1군에 올라가 타격에서도 가능성을 내비쳤다. 2차 드래프트로 SSG에 입단한 신범수는 올해 퓨처스리그 54경기에서 타율 0.351, 1홈런, 18타점, OPS 0.961의 뛰어난 성적을 남기며 눈도장을 받았다. 포수 경쟁은 여전히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타격에서 성과를 보여줬기에 내년에도 좌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퓨처스팀 관계자들은 신범수의 노력이 1군에서의 성과로 이어져 2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2017 최항-2018 안상현-2019 이원준-2020 최민준-2021 이정범-2022 조형우-2023 조병현

올해의 재기 : 이지영

구단의 정책에 밀려 점차 팀 내 영향력을 줄어들고 있었다. FA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그때 이지영은 SSG를 찾아왔고, SSG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이 베테랑 포수를 품었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이지영은 올해 팀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하락세가 왔다’는 세간의 시선을 깨끗하게 지웠다. 이지영은 시즌 123경기에서 타율 0.279, 5홈런, 50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고 특히 필요할 때 해주는 팀 배팅과 정교한 타격은 SSG 하위타선의 큰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수비와 그라운드 안팎에서도 베테랑다운 리더십을 과시하며 분전했다. 포수 육성이 어지러운 SSG에서 이지영이라는 상수의 등장은 분명 언젠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16 박희수-2017 나주환-2018 한유섬-2019 고종욱-2020 윤희상-2021 한유섬-2022 노경은-2023 고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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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지도자 : 손시헌 퓨처스팀 감독

퓨처스팀 감독 부임 이후 의욕적으로 팀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적절한 휴식과 부상 방지도 좋지만, 2군 선수들이 1군 선수들과 같은 훈련량을 소화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봤다. 때로는 거칠게 밀어붙이기도 하고, 때로는 연습생 출신인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손시헌 퓨처스팀 감독의 강단 속에 SSG는 올해 육성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소 어지럽게 전개된 측면은 있었지만 그래도 많은 선수들이 1군에 올라와 시험대에 올랐고, 일부는 가능성을 내비치며 2025년 이후를 기대케 했다. 그 와중에 5할에 육박한 승률로 근래 들어 최고 성적을 거두는 등 준비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숭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1군에 올라왔고, 1군 수비를 맡을 내년 모습도 기대를 모은다.

2016 김상진-2017 트레이 힐만-2018 손혁-2019 최상덕-2020 박경완-2021 이진영-2022 김원형-2023 박정권

올해의 프런트 : 국제 스카우트 파트

다 잘했다는 건 아니다. 취지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로버트 더거의 강판 장면이 눈앞에 생생하다. 그러나 그 이후의 대응에서 기민하게 움직였다는 점은 분명히 칭찬할 대목이다. 나름대로의 성과를 내며 팀이 마지막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더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온 드류 앤더슨은 강력한 구위를 선보이며 화려한 ‘K쇼’를 그린 끝에 재계약에 성공했고,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 대체 선수로 빠르게 데려온 시라카와 케이쇼 또한 좋은 활약을 하며 팀이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에레디아와 앤더슨이 재계약에 골인한 가운데, 새로 영입한 미치 화이트도 구위와 경력 모두 기대를 모은다. 가뜩이나 환율도 비싼데, 이번에는 새 외국인을 찾지 않기를 모두가 희망하고 있다.

2016 전략프로젝트팀-2017 고객가치혁신그룹-2018 홍보팀-2019 스카우트 그룹-2020 운영팀-2021 홍보팀-2022 류선규 단장-2023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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