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너머 인권·환경 운동도 활발
덴마크의 소피에 융에 페데르센이 가디언 선정 올해의 축구 선수 상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디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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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인권 관련 FIFA에 서한
탄소배출 상쇄 프로젝트 주도 등
난민 교류·소녀 지원에 힘 보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작은 무언가라도 해야 할 책임이 있다.”
2024년 영국 매체 가디언이 올해의 축구 선수로 꼽은 덴마크 여자 국가대표팀 소피에 융에 페데르센(32)이 한 말이다.
페데르센은 28일 가디언 인터뷰에서 “희망이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며 “어려울 때도 있지만, 희망을 품어야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가디언 선정 올해의 축구 선수는 단순히 경기력만으로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다. 역경을 극복하거나, 타인을 돕거나, 정직하고 스포츠맨십 넘치는 행동으로 본보기를 보인 선수에게 수여된다.
가디언은 “페데르센은 축구에서 거둔 성취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과 인권 옹호를 위한 활동에 헌신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인권 문제와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작성하는 등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특별한 선수로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페데르센은 2023년 FIFA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스폰서십 계약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작성하는 데 앞장섰다. 이 서한은 이 계약을 “여성 축구에 대한 강력한 타격”으로 규정하며 FIFA가 아람코와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7개국에서 여성 선수 135명이 이 서한에 서명했다. 페데르센은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하다”며 “우리는 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페데르센은 2023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 기간 선수들이 항공 여행으로 발생시키는 탄소 배출을 상쇄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주도했다.
페데르센이 환경과 인권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였다. 당시 17세였던 그는 케냐와 탄자니아를 방문하며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직접 목격했다. 그는 “우리는 부유한 세계에서 책임을 다해야 하며, 기후변화 대응의 최전선에 서야 한다”고 했다.
페데르센의 사회적 의식은 어린 시절부터 형성됐다. 가디언은 “덴마크에서 세 남매와 함께 자란 그는 정치적 토론이 일상인 가정환경에서 성장했다”며 “‘세금을 기쁘게 낸다’는 어머니 말은 페데르센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페데르센은 덴마크 난민위원회와 협력해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 온 난민들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또한 가나와 잠비아에서 스포츠를 통해 소녀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가디언은 “페데르센은 축구계 경계를 넘어, 사회적 책임과 변화를 이끄는 진정한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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