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 이끈 황택의 "전반기 만족…어수선한 분위기서 더 뭉쳤다"

KB손해보험, 9승9패 3위로 전반기 마무리

나경복 "초반 힘들었지만 5할 승률 일궈 다행

2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대한항공 점보스와 KB손해보험 스타즈의 경기에서 KB손해보험 황택의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인천=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예비역 세터' 황택의(28)가 3위로 마친 전반기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팀은 이번 시즌 유독 다사다난했지만, 그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더 잘 뭉쳤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5-25 17-25 25-17 25-19 15-12) 역전승을 거뒀다.

KB손해보험은 4연승 신바람과 함께 9승9패(승점 26)를 마크, 반환점을 3위로 마쳤다. 개막 5연패 늪에 빠졌던 KB손해보험으로선 의미 있는 결과다.

KB손해보험 상승세의 중심에는 올해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세터 황택의가 있다. 황택의는 이날도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와 나경복을 고르게 활용하는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리버스 스윕을 이끈 황택의는 "전반기는 만족한다. 하지만 후반기가 더 중요하다. 잘 쉬고 더 잘 준비해야 한다"고 반환점을 돈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역하기 전부터 팀 선수 구성원이 많이 바뀌어서 기대를 많이 했다. 팀원들이 기대대로 잘해줘서 딱히 부담감은 없다. 재미있게 배구하고 있다"고 전역 후 KB손해보험에 돌아온 소회를 전했다.

2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대한항공 점보스와 KB손해보험 스타즈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2로 승리한 KB손해보험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번 시즌 KB손해보험의 코트 밖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KB손해보험은 미겔 리베라(스페인) 감독이 개막 직전 건강 문제로 팀을 떠났고, 이후 이사나예 라미레스 국가대표팀 감독을 사령탑으로 데려오려다 논란 끝에 철회했다.

또한 홈구장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폐쇄되면서, 홈 경기장 없이 떠돌이 신세가 되기도 했다. 결국 남은 시즌 의정부 경민대학에서 홈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황택의는 "여러 일들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이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면 안 된다고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위기였지만 오히려 더 잘 뭉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택의는 팀이 지금보다도 더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우선 나부터도 아직 토스 감각이 100%는 아니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 세터가 안정감을 가지면 팀이 더 잘 돌아갈 테니, 상대가 이기기 쉽지 않은 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V리그 남자부는 29일 기준 현대캐피탈이 승점 46점으로 선두, 대한항공이 승점 36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는 KB손해보험(승점 26)이고 그 뒤를 삼성화재(승점 23), 우리카드(승점 21) 등이 뒤따르고 있다. KB는 하위권들의 추격을 받는 가운데 선두 현대캐피탈과의 격차는 꽤 벌어진 상황이다.

2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대한항공 점보스와 KB손해보험 스타즈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2로 승리한 KB손해보험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황택의는 "현대캐피탈은 못 이기겠더라. 전역 후 현대캐피탈과 두 번 했는데 전부 감을 못 잡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대신 현대캐피탈이 우리 말고 다른 팀들도 다 잘 이겨주고 있다"면서 "우리는 2위부터 7위까지의 다른 팀들을 잘 잡겠다"며 현실적 목표를 2위로 뒀다.

황택의와 마찬가지로 전역 후 시즌 초반 KB손보에 합류한 아웃사이드 히터 나경복은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승률 5할로 전반기를 마무리해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상근 예비역으로 복무했던 그는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에는 코트를 찾아 훈련하며 몸을 만들었다.

나경복은 "몸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다. 돌아와서 첫 경기를 할 때도 '정말 될까?'는 의문도 있었다"면서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더 잘 만들면 후반기에는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잠시 배구를 쉬고 싶어서 군대에 갔는데 막상 가니까 금방 또 배구가 하고 싶어지더라"며 웃은 뒤 "더 단단해지는 팀과 함께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