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브렌트퍼드)가 드디어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데뷔, 한국 축구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썼다. 역대 EPL에서는 14명의 선수가 뛰었지만 김지수의 데뷔전은 한국인 최연소 기록인 동시에 중앙수비수(센터백) 포지션에선 최초 기록이었다.
김지수는 2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4-25 EPL 18라운드 원정 경기에 후반 33분 교체 되어 경기 종료까지 추가시간 포함 17분 정도를 누비며 팀의 0-0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김지수. 사진=Getty Images=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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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는 지난해 6월 입단해 꼬박 18개월만에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1시즌 반을 꼬박 기다린 끝에 얻은 눈부신 결과물이다. 선발 출전했던 중앙 수비수 벤 미가 부상을 당하면서 감작스럽게 투입됐지만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김지수는 교체 투입된 이후 네이선 콜린스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짝을 이뤄 중앙과 왼쪽을 두루 누비며 상대의 날카로운 역습을 막는데 주력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지수는 이날 패스 패스 성공률 67%(4/6), 롱패스 성공 1회, 걷어내기 3회, 헤더 클리어 1회 등을 기록했다. 짧은 경기 시간이었지만 탄탄한 모습으로 수비에 기여했다.
경기 종료 후 토마스 프랭크 감독도 김지수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서 프랭크 감독은 “김지수와 하콘 발디마르 등 교체로 나온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매우 기뻤다. 두 선수 모두 갑작스럽게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는데 긴장한 기색이 전혀 없이 제 기량을 보여준 것 같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특히 긴장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친 것에 큰 점수를 줬다. 프랭크 감독은 “데뷔전을 치른 선수들의 활약에 정말 만족했다”면서 “두 선수 모두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고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며 거듭 만족감을 내비쳤다.
김지수. 사진=브렌트퍼드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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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기다림 동안 착실하게 준비해 온 보람이 있었다. 그간 김지수는 브렌트퍼드 U-18 팀과 2군 팀에서 줄곧 뛰었다. 2023-24시즌에는 8경기서 벤치에 앉았지만 경기에 뛰지 못했다.
김지수는 B팀에서 지난 시즌 29경기를 소화하며 브렌트퍼드 팀 최고의 센터백 유망주로 거듭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도 김지수는 1군으로 승격했지만 EPL에선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지난 9월 18일 레이턴 오리엔트(3부리그)와의 2024-25 카라바오컵(리그컵) 3라운드(32강) 홈 경기에서 후반 32분 교체로 나선 것이 브렌트퍼드 이적 이후 김지수의 1군에서 유일한 출전 기록이었다.
브렌트퍼드의 팀 컬러 자체가 단단한 중앙 수비수들을 중심으로 펼치는 축구였기에 워낙 탄탄한 기존 수비수들이 버티고 있었기에 유망주인 김지수에게 돌아갈 기회가 없었다.
김지수. 사진=Getty Images=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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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최근 기존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기회가 왔다. 크리스토퍼 아예르, 에단 피녹, 세프 판덴베르그 등의 선수들이 빠지면서 김지수는 지난 17라운드 노팅엄포레스트와의 홈경기에서부터 다시 명단에 포함되기 시작했고 마침내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지난 24일 생일을 맞으면서 이제 막 20세가 된 2004년생 김지수는 한국인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데뷔전이란 신기록도 썼다. 지동원이 2011년 8월 리버풀과의 2011-12시즌 개막전 원정경기에서 선덜랜드의 교체 선수로 투입되며 세운 만 20세 3개월이 종전 기록을 김지수가 3개월 정도 앞당겼다.
중앙수비수로는 완전히 새 역사다. 김지수는 EPL 경기를 뛴 15번째 한국 선수가 됐는데 역대 전문 중앙 수비수는 한 명도 없었다.
김지수에 앞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울버햄프턴), 이동국(미들즈브러), 김두현(웨스트 브로미치), 조원희(위건), 이청용(볼턴), 지동원(선덜랜드), 박주영(아스널), 기성용(스완지시티),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EPL 그라운드를 밟았다.
대부분 공격수 혹은 미드필더가 많았다. 이영표, 조원희, 윤석영 등 수비자원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측면 수비수가 주포지션이었다.
김지수. 사진=Getty Images=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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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비의 새로운 대들보가 될 것이 기대를 착실히 이뤄가고 있는 모습이다. 김지수는 18세였던 2022시즌부터 준프로 신분으로 성남 FC에서 K리그1에 데뷔해 19경기서 활약했다. 성남이 K리그2(2부)로 강등한 2023시즌에는 정식 프로 계약을 맺고 1경기에 출전한 이후 곧바로 브렌트퍼드로 진출했다.
192㎝의 장신에 탄탄한 체격을 보유한 김지수는 축구 지능이 뛰어나고 스피드도 빠른데다 패스 등의 발밑도 좋아 ‘제2의 김민재’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는 자원이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한국의 중앙을 지켜왔다. 특히 김지수는 지난해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주전 수비수로 우리나라가 치른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6경기 풀타임)해 4위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아직 성인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지만 차세대 가장 유력한 주전 중앙수비수 후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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