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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WKBL 올스타 한일전… 가장 빛난 ‘별’은 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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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목말 좀 제대로 태워줄래? - 22일 경기 부천시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프로 농구 올스타전에서 한국 올스타 소속 신이슬(위)이 같은 팀 진안이 태워준 목말을 탄 채 슛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양국 선수들은 승부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함께 농구 축제를 즐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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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농구 팬과 선수들이 함께 웃고 즐겼다. 2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프로 농구(WKBL) 올스타 페스티벌. 올해 처음으로 일본 W리그 올스타와 맞대결을 펼쳤다. 한국 여자 올스타가 90대67로 이겼지만 한일전이 주는 긴장감 대신 화목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

올스타전 ‘별’은 단연 진안(28·하나은행). 대만계 귀화 선수인 그는 이날 기자단 투표에서 71표 중 46표를 얻어 최우수 선수(MVP)로 뽑혔다. 베스트 퍼포먼스상까지 받았다. 경기 전 입장 퍼포먼스부터 평소 짧은 머리를 가릴 긴 생머리 가발을 쓰고 가수 에스파의 ‘위플래시’ 춤을 소화했다. 실제 경기에서도 14점 10리바운드 2스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치어리더와 함께 신나게 몸을 흔들던 장면도 백미였다. 상금만 400만원(MVP 200만원, 퍼포먼스상 200만원)을 챙겼다. 그는 “사실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욕심을 냈다. 하지만 MVP를 받은 것은 놀랐다. 너무 감사하다”며 “보러 오는 팬들을 즐겁게 하려고 준비한 100%를 모두 소화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전부터 부천체육관은 팬들로 붐볐다. MD 숍에서는 김단비(34·우리은행)와 진안이 일일 판매원으로 나서 유니폼을 직접 판매하며 팬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는 등 흥겨운 사전 이벤트를 선보였다. 진안은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면서 즐거워했다. WKBL은 케이터링 라운지존을 마련해 팬들에게 도시락과 디저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WKBL 담당자는 “농구 경기와 더불어 먹는 즐거움을 결합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자 했다”며 “만족도가 높아 앞으로 더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기 전 한일 양국 선수들은 개성 만발한 입장 장면도 연출했다. 이번 올스타 투표 1위(2만288표)였던 김단비는 보아의 노래 ‘No.1’에 맞춰 등장했다. 통산 8번째 올스타 투표 1위다. 신지현(신한은행)은 지드래곤의 ‘HOME SWEET HOME’에 맞춰 열정적으로 춤을 추며 들어왔다. 일본 선수들도 K팝을 등장곡으로 골랐다. 후지모토 마코(에네오스)는 로제의 ‘아파트’, 지나 유리(샹송)는 아일릿의 ‘마그네틱’을 배경음악으로 깔았다.

‘가위바위보도 질 수 없다’는 과거 한일전 분위기와 달리 이번 올스타전은 우정이 넘쳤다. 경기 초반 고참 김단비가 드리블하자 일본 선수들이 길을 열어주어 첫 득점을 올리게 해줬다. 강이슬(KB스타즈)의 연속 3점포로 한국 올스타가 앞서갔다. 경기 중 일본 모토카와 사나에와 아카호 히마와리가 한국 올스타 유니폼을 입고 자책골을 넣거나, 김단비와 박혜진(BNK)이 일본 올스타 유니폼을 입고 뛰는 이색 장면은 갈채를 받았다.

하프타임에 열린 3점슛 콘테스트에선 이소희(BNK), 심성영(우리은행), 신이슬(신한은행)로 구성된 한국 올스타가 일본 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제한 시간 70초 안에 27개 슈팅을 던지는 방식. 한국 팀은 16점을 올리며 일본 11점을 제치고 상금 200만원을 획득했다. 이어진 스킬 챌린지에서도 한국 팀이 1분 25초 기록으로 또다시 승리했다.

54-37로 한국 올스타가 앞선 가운데 맞은 3쿼터, 이번엔 양 팀 코치진이 선수로 나왔다.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친 BNK 박정은(47) 올스타전 한국 팀 감독은 네 차례 시도 끝에 3점슛을 넣었고, 한국 팀 코치로 나선 위성우(53) 우리은행 감독은 팀 선수 김단비의 구박을 받으면서 겨우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김단비와 강이슬, 신지현이 득점을 쌓으며 경기를 주도한 한국 올스타가 90대67로 일본 올스타를 꺾으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후반부에서는 강이슬의 연속 3점슛과 진안의 골 밑 장악력이 돋보였다. 이날 일본팀 MVP로 뽑힌 오카모토 미유(23·도요타)는 “한국 올스타전은 댄스 타임도 많고 더 재밌었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더 많은 교류를 해서 양국의 농구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스타 축제에는 2489명이 경기장을 찾아 한겨울 여자 농구 잔치를 즐겼다. 관중석 90%가 차긴 했지만 3년 연속 매진에는 모자랐다.

[부천=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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