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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집과 삼성 임창민(39)은 21일 서울 동국대학교 덕암관에서 열린 '2024 한국야구대회 겨울 학술대회'에서 '프로야구 선수의 눈으로 본 세이버메트릭스'를 주제로 발표했다. 임창민은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에서 훈련한 경험을 돌아보며 숫자가 트레이닝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얘기했다. 김휘집은 자신의 하루 일과에 데이터가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소개했다.
김휘집은 "처음 주제를 받고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과학적인 접근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단순하게 모든 숫자를 데이터라고 생각하고 그게 (선수의 일상에)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 현직 선수의 관점에서 말씀드리겠다"며 "야구를 시작한 지 14년이 됐는데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 보면 시스템이 많이 변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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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경기 기준 12시~1시 사이 출근하자마자 스포츠 과학의 힘을 빌린다. 나(김휘집)는 가동성과 코어 강화 훈련으로 일과를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장비가 등장한다. 매일 가동범위가 어떤지 장비를 이용해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예전에는 각도기를 쓰거나 눈대중으로 측정했다. 힘을 측정하는 장비도 쓴다. 몸의 어느 한 쪽만 너무 강하면 이또한 부상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한다. 프로에 오기 전에는 무게를 올리는 것, 빠르게 들었다 놓는 것이 웨이트 트레이닝인 줄 알았다. 물론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그러나 운동의 목적과 방법을 알면 더 정확하게 훈련할 수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성과도 장비로 확인할 수 있다. 근육의 수축 속도를 알 수 있는 장비를 쓰는데 순발력이 목적이라면 그에 맞게 운동할 수 있다. 지면에 가해지는 힘을 측정하는 장비는 왼쪽 오른쪽 다리 중 어느 쪽에 힘이 더 많이 가해지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학교 다닐 때는 본 적 없던 장비들이 요즘은 대중화됐고 트레이닝센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트레이닝이 끝난 뒤 배팅 훈련에 들어가기 전 '데일리 루틴' 시간에는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배제한다. 오감, 느낌에 집중하면서 미세한 변화를 찾고 거기서 오는 불안감을 지워나가는 시간이다.
NC파크 그라운드에 나가면 전광판을 통해 타격 훈련에서 나온 결과를 곧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타구 속도와 발사각, 회전 수 등의 지표가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나는 여기서 자신의 체력 상태도 확인하고 메커니즘도 확인한다. 타구 하나하나 조절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참고하는 자료다. 또 방망이에 설치하는 장비로 스윙 스피드와 스윙 궤적을 확인할 수도 있다. 비시즌에는 모션캡처로 데이터를 측정하고 내 스윙의 특성을 확인해보기도 한다.
훈련이 끝나면 전력분석 미팅이 열린다. 그날 상대할 선발투수, 상대 팀 필승조의 데이터를 보고 어떻게 공략할지 논의한다. 나는 투수의 무브먼트 수치를 유심히 본다. 포심 패스트볼이 좋은 선수는 수직 무브먼트를 보면서 어떻게 쳐야할지 상상해본다.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선수라면 수평 무브먼트까지 확인한다. 수평 무브먼트를 보면서 타석 위치를 앞으로 옮길지 그대로 둘지 고민해보기도 한다.
경기 중에는 주로 수비에서 데이터를 본다. 타구 분포도는 당연히 보고 요즘 컨디션을 알기위해 최근 경기만 따로 보기도 한다. 정해진 시프트가 있는 선수라도 최근 컨디션에 따라 한 걸음 정도는 더 갈 수도 있다. 주루에서도 데이터가 많은 도움이 된다. 데이터의 도움을 받는다고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확률을 높이는 데 용이하다.
숫자를 대하는 태도는 선수들마다 다르다. 숫자는 숫자일 뿐이라고 하는 선수도 있고 숫자를 중시해서 움직이는 선수도 있다. 나에게 데이터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것"이다. 야구는 확률의 스포츠지만 1%라도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를 통해 확률을 높이고 팬들께 더 좋은 야구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 "강타자는 피해야…상대하게 되면 이렇게"
임창민은 이어진 질문답변 시간에서 입담을 자랑했다. 그는 "핫콜드존에 '콜드'가 없는 선수들이 있다. 그러면 어디다 던져야 할까. 사실 안 나가는 것이 좋다"며 농담을 한 뒤 "나는 트래킹 자료를 많이 활용했다. 카운트별로 어느 코스에 스윙하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있었다. '초A급' 타자가 한 명 있었는데 그 타자에게 홈런을 한 번 맞고 나서 그 뒤로는 한 번도 맞지 않았다. 그런 걸 찾아가야 한다. 내가 힘이 떨어진 상태여도 여기에 던지면 이길 확률이 있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 "여러 팀을 옮겼는데 데이터 활용은 팀마다 다르다. 데이터 분석 파트가 현장에 얼마나 가까운지에 따라서도 다르다. 야구인 출신이면 '승부해', '자신있게 해' 이렇게 접근하기도 하는데 그런 말이 더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데이터 팀에서는 야구에서 할 수 없는 얘기, 게임 같은 얘기를 하기도 해서 서로 조화가 필요하다. 또 현장의 감독 코치 성향에 따라서도 다르다. 회의에 데이터 팀이 못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감독이 오픈을 해줘도 데이터 팀이 너무 과하게 많은 정보를 줘서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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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박근찬 사무총장, 두산 조성환 박정배 코치도 시작부터 끝까지 강의실 자리를 지켰다. 특정 세대와 성별에 치우치지 않은 일반 참가자들은 야구가 모두를 아우르는 여가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을 다시 깨닫게 했다.
단 마지막 순서였던 '천만 관객 시대 흥행 이유와 전망' 주제 토론은 시간 제약으로 인해 패널들이 준비한 자료를 요약해서 발표하는 수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모두가 '젊은 여성 팬들이 늘어났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냈지만 패널 다섯 명 가운데 네 명이 40대 이상 남성이라는 점은 야구계가 여전히 여성 팬들을 '주변인'으로 여긴다는 인상을 받게 했다. 참가자들과 토론 때도 같은 지적이 나왔다. 유일한 여성 패널인 김정화 기자는 시간에 쫓겨 발언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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