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 함께한 소크라테스와 결별, 새 외인 영입
타율 낮지만 장타력 갖춰…'홈런왕' 데이비슨 닮은꼴
시카고 컵스 시절의 패트릭 위즈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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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4시즌 통합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외인 교체 결단을 내렸다. 정교함보다는 파워가 돋보이는 타자라는 점에서 그 옛날 '해태 시절'의 트레이시 샌더스를 떠오르게 한다.
KIA는 최근 새 외국인타자로 우투우타 패트릭 위즈덤(33)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 메디컬테스트가 완료되면 공식 발표가 나올 전망이다.
KIA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소크라테스 브리토(32)와 함께했다. 소크라테스는 압도적인 위용을 나타내진 못했으나 3년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다. 홈런보다는 2루타가 많은 유형에 타율 3할 내외의 준수한 콘택트 능력도 갖췄다.
그런 KIA가 올해 우승까지 함께 한 소크라테스와의 결별했다. 소크라테스와는 다소 다른 '파워'를 갖춘 외인 타자를 영입하기 위해서다.
위즈덤은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선수다. 그는 빅리그 통산 455경기에 출전했고 무려 88홈런을 때렸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메이저리그 주전급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뛰며 3년 연속 20홈런을 쳤다. 파워만큼은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했던 그였다.
다만 콘택트 능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빅리그 통산 타율이 0.209에 그치고, 3년 연속 20홈런을 때릴 때에도 가장 높았던 시즌 타율이 0.231에 불과했고,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도 0.245에 그쳤다.
BBA-BBN-BBO-SPO-CHICAGO-CUBS-PHOTO-DAY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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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은 낮지만 맞았다 하면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의 타자인 셈이다. KIA 역시 위즈덤의 단점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장타 능력을 보고 과감한 선택을 했다.
역대 KIA 외인 타자 중 이런 유형의 타자는 딱 한 명 있었다. KIA도 아닌 '해태' 시절의 외인 타자였던 샌더스였다.
1999년 해태에 합류한 샌더스는 그해 40홈런에 94타점을 기록했다. 팀 역사상 유일한 한 시즌 40홈런을 때린 사례이며, KIA 외인 타자 중에선 30홈런을 넘긴 타자도 샌더스와 함께 2020년 프레스턴 터커(32홈런) 둘 뿐이었다.
다만 샌더스는 40홈런을 치고도 재계약을 하지 못했는데, 타율이 0.247에 그쳤고 삼진이 133개에 달했기 때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타율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기에 0.250이 채 되지 않는 타율은 '결격 사유'로 여겨졌다.
KIA 타이거즈와 3년 간 함께 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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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샌더스는 많은 홈런, 삼진 못지 않게 많은 볼넷도 얻어냈다. 그 시즌 105개의 볼넷을 골라내면서 낮은 타율에도 0.408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0.575의 장타율을 더해 OPS(출루율+장타율)은 0.983으로, 리그 8위에 해당했다.
샌더스는 전형적인 'OPS타자'로 현재였다면 각광받을 성적을 냈지만, 세이버매트릭스 등의 통계가 없었던 그 당시엔 '공갈포'로 격하 받으며 한국을 떠났다.
샌더스 이후 '거포' 유형의 외인 타자를 보유하지 못했던 KIA는 위즈덤의 영입으로 새 시즌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위즈덤의 영입은 올해를 기점으로 물살을 탄 '타고투저' 흐름과도 맞물린다. 기대 득점이 높아진 상황에선 정교한 타격으로 여러 개의 단타를 생산하는 것보다 '홈런 한 방'의 가치가 더 높을 수 있다.
올 시즌 홈런왕에 오른 맷 데이비슨(NC). /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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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홈런왕인 맷 데이비슨(NC) 역시 KBO리그 입성 전 위즈덤과 비슷한 성적을 기록했던 타자라는 점도 참고 사항이 됐을 터다.
데이비슨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 시즌을 두 번이나 기록한 적이 있었고, KBO리그에 오기 직전에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19홈런을 기록했는데, 타율은 모두 2할대 초반에 그쳤다.
하지만 KBO리그에선 46홈런의 파워를 유지하면서도 0.306의 준수한 타율도 기록했다. NC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그와의 다년 계약을 추진했다.
비슷한 유형의 타자라고 해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위즈덤이 데이비슨보다 좀 더 경력이 화려한 타자라는 점에서 기대치는 더 높아 보인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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