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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정태윤기자] "너무 재밌지 않아요?" (이유미)
'오징어 게임'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때. 그에게 '열일'의 원동력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재미있어서"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변한 건 없었다. 여전히 열일하는 그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연기가 너무 재밌다"며 눈을 반짝였다.
연기가 가장 재미있는 그가, 넷플릭스 'Mr. 플랑크톤'(극본 조용, 연출 홍종찬)으로 불안하지만, 긍정적인 여자 '재미'를 만났다.
"재미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이름처럼 재미있고 긍정적이고,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죠.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면서 건강하게 생각하는 회로를 얻게 됐어요."
배우 이유미를 만났다. 그가 재미를 느낀 'Mr. 플랑크톤'는 어떤 시리즈였을까.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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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r. 플랑크톤'의 재미
'Mr. 플랑크톤'은 로맨스 코미디다.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 분)가 친아버지의 정체를 알고 싶어 여행길에 나선다. 그의 여정에 조재미(이유미 분)가 강제 동행하게 된다.
이유미는 "둘의 과거 연애가 어땠을까를 많이 생각했다. '얘들은 원래 저렇게 제 멋대로 연애를 했었구나' 싶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납치 방법은 혼란스러웠지만(일각에선, 데이트 폭력도 있었다), 시리즈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우리 모두가 플랑크톤처럼 미미한 것 같지만, 없어서는 안될 존귀한 존재라는 것.
해조와 재미는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가족 같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유미는 "스스로를 되돌보게 됐다"고 떠올렸다.
"'내가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일 거야'라는 건강한 회로를 얻었습니다. 유독 여운이 많이 남는 것 같아요. 로맨스 코미디인데 우리가 알던 느낌과 다르다고 할까요? 새로운 이름을 지칭해서 만들고 싶은 장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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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의 재미
재미는 부모 없이 보육원에서 자랐다.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엄마의 사랑을 아이에게 퍼주는 것이 오랜 꿈. 그러나 종갓집 5대 독자 어흥(오정세 분)과 결혼식을 앞두고 조기 폐경을 진단받는다.
재미는 시련 속에 핀 꽃 같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긍정을 잃지 않으려 한다. 어떻게 보면 일반적이지 않다. 이름처럼 만화 같은 경쾌함을 가졌다.
일례로, 산부인과에서 폐경 진단을 받은 재미. 그때 절망한 임산부를 마주친다. 빠듯한 형편에 다섯째를 임신했다는 것. 재미는 그에게 '아이를 달라'며 막무가내로 떼를 쓴다.
이유미는 재미의 그런 면에 끌렸다. "재미라는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는 감정이 뭘까 궁금했다. 그 아픔과 결핍을 이해하려 했다"고 말했다.
"재미는 태어났을 때부터 혼자라는 감정으로 계속해서 살아왔을 겁니다. 그가 뭘 지키려 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어른이 되었을지. 그런 마음들을 너무 알고 싶었어요. 아픔을 발판 삼아 성장하는 재미의 삶이 멋있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연기 포인트는, 눈치 없음. 그는 "재미의 밝음은 방어기제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남 눈치를 안 본다. 목표점만 생각하며 절망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친구"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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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스의 재미
우도환, 오정세와 각각 다른 로맨스 케미를 완성했다. 해조와는 친구같이 편한 연인의 모습이었다. 어흥과는 이제 시작하는 순수한 연인 같은 관계였다.
먼저 해조. 3년을 만났다 헤어진 사이를 연기했다. 익숙함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야 했다. 노력할 필요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촬영 초반부터 논밭 추격신을 찍었다. 함께 달리고 구르며 단숨에 친해졌다.
이유미는 "달리기를 진짜 못하는데, 다양한 환경에서 달렸다. 촬영이 끝날 때쯤 카메라보다 빨라졌더라"며 "함께 고생한 덕에 케미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었다. 거의 전우였다"고 전했다.
반면 어흥은 재미를 향해 순애보적인 사랑을 쏟는다. 전남친이 보쌈해 간 예비 신부를 끝까지 쫓는다. 이유미는 "오정세 선배님을 원래 너무 좋아한다. 그만큼 긴장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위축되어 있을 때, 오정세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유미는 "선배님이 촬영 때마다 먼저 장난을 치면서 긴장을 풀어주셨다. 덕분에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좋은 선배님의 표본이라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집안에서 쫓겨나더라도 재미를 선택한 어흥과, 삶의 마지막 순간 찾아온 해조. 누가 봐도 매력적인 두 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복잡한 마음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유미는 "예를 들어, '이거 맛있대'라고 하면 누구나 먹고 싶다. 그런데 막상 먹으면 내 입맛에 안 맞을 수 있지 않나. 맞닥뜨렸을 때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재미의 감정도 예측하려 하지 않고, 마주한 순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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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의 재미
이유미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임펙트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 결과 단숨에 주연 자리를 꿰찼다. 이후 '멘탈코치 제갈길', ''힘쎈여자 강남순' 등 밝고 굳센 캔디 같은 '여주'를 맡아왔다.
'Mr. 플랑크톤'도 결이 비슷하다. 밝고 긍정적이다. 연달아 비슷한 이미지를 소화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그는 "사실 고민도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너무 크다. 재미가 너무 좋아서 하고 싶었다. 매력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고, 내가 해내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 그래서 놓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Mr. 플랑크톤'은 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제목부터 '우리는 모두 존귀한 존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재미 덕분에 맑고 건강해졌다. 시청자들도 같은 마음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차기작으로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꺼낸다.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로 범죄 스릴러에 도전한다. 그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아픔이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공부하고 이해하면서 촬영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유미는 여전히 연기가 재미있다. 그래서, 단 한해도 쉬지 않고 '열일' 중이다. "지금 찍고 있는 작품도 감정적으로 힘들지만, 재미있다. 연기라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며 눈을 반짝였다.
그의 연기 사랑은 앞으로도 식지 않을 예정이다.
"슬픔, 기쁨, 아픔, 즐거움 등 감정을 지칭하는 단어가 정말 많잖아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 그것 외에도 너무 많은 감정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제 안에 만들어지는 배움이 크고요. 저라는 사람 자체가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더군요. 힘든 것도 있지만, 다 이겨낼 만큼 연기가 주는 만족감이 큽니다. 너무 재밌지 않아요?"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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