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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유마모토에서 찾은 새 길, 셋업도 언터처블...8년 기다림 풀어주나 "절대 못하지 않을 것 같다" [오!쎈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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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철이 내년 시즌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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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오키나와(일본), 이선호 기자] "못하지 않을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우완 유승철(27)은 2024시즌 도중 투구폼을 바꾸었다. 6월 미국으로 건너가 피칭 디자인을 의뢰했는데 LA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투구폼을 제의받았다. 왼 무릎을 들지 않고 창 던지기 선수처럼 앞으로 나가며 투구하는 독특한 폼이다. NPB 최고투수가 됐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다.

주전으로 발돋음 못하고 8년을 보낸 2017 1차 지명자의 새 길이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호주리그에서 뛰었지만 또 개막 1군 진입에 실패했다. 힘들었던 시기에 구단의 권유로 김기훈 등과 함께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을 찾아 다시 한번 변화를 모색했고 야마모토 폼으로 전면수정했다. 유마모토라는 별명이 주어졌다. 새로운 폼이라 퓨처스 경기에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필요했다.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고 1군에서 테스트가 필요했다. 9월말 승격해 3경기에서 각각 1이닝씩 소화했다. 두산, 삼성, 롯데 타선을 상대로 1피안타 2볼넷을 내주고 3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다. 승패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지만 유의미한 투구내용이었다. 구위를 유지하면서도 투구의 안정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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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철이 마무리캠프에서 불펜투구를 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유승철은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에서 폼을 바꾼 것도 있었고 내 직구 특성을 보고 어울리는 변화구도 컨설팅을 받았다. 캠프에서는 직구를 더 살릴 수 있는 커브를 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직구 높이에서 그대로 떨어지도록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포크도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셋업 투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구슬땀도 흘리고 있다. 주자가 있으면 셋업 투구가 잘 되지 않아 구위와 제구가 흔들리는 약점이 있었다. "캠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주자 있는 상황에서 잘 던져야 활용 가치가 높다. 와인드업 보다는 셋업 투구를 더 좋게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이유도 있었다. "퓨처스에서도 창던지기 훈련을 많이 했는데 내가 잘하는 편이었다. 미국가서 야마모토 폼으로 던지라고 하니까 나와 비슷한 느낌을 갖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그대로 받아들였다. 지금까지 이 길도 저 길도 가봤지만 확실하게 정해진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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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철이 투구하고 있다./OSEN DB


이어 "그전에는 투구할 때 몸에 잡동작이 많아 볼이 높게 형성됐다. 폼을 바꾸니 타킷을 낮게 잡아도 볼이 차고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구위로 본다면 예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았다. 정 코치님도 '너무 좋아졌다. 셋업 피치만 다듬으면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심어주신다. 이동걸 코치님도 '심적으로 여유도 생기고 기량도 발전했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은근히 자랑도 잊지 않았다.

정코치는 LG로 이적한 장현식의 공백을 메울 후보로 유승철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 승철이가 해주어야 장현식 빈자리의 티가 나지 않는다. 주자가 없을 때는 언터처블이다. 셋업 피치를 많이 시키고 있다. 여러가지를 수정을 했는데 셋업피치에서 궤적의 안정성이 생기고 구위 데이터도 와인드업 투구와 비슷해졌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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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철이 특수공을 이용해 몸을 풀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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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켠에는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에 기여를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정규리그 우승할 때 함께 있었는데 즐기지 못했다. 내가 뭐라도 했으면 동료들과 더 행복했을 것이다. 내년에도 우승할 것 같다. 팀도 좋은 쪽으로 많이 바뀌었다. 감독 코치님이 나를 쓰게끔 만들겠다. 절대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는 각오를 다졌다. 8년을 기다린 팬들에게 보내는 굳은 약속이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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