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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3-2→3-6 정해영의 눈물' 韓 통한의 역전패, 日 국제대회 21연승 제물 됐다…슈퍼라운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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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한국야구대표팀이 끈질기게 일본을 물고 늘어졌지만, 기적을 쓰진 못했다. 일본전 9연패에 빠지는 동시에 일본의 국제대회 21연승의 제물이 됐다.

한국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일본과 경기에서 3-6으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지난 2015년 11월 19일 치른 초대 프리미어12 대회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만나 4-3으로 이긴 뒤로는 9연패에 빠져 있다. 한국은 일본에 패하면서 조별리그 성적 1승2패를 기록해 슈퍼라운드 진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1승2패)과 공동 4위에 머물렀다.

세계랭킹 1위 일본은 나가는 국제대회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정도로 매우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2019년 프리미어12 2라운드 멕시코전부터 지난 13일 일본 나고야에서 치른 호주와 B조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 국제대회 20연승 행진을 이어 가고 있었다. 일본은 한국을 제압하고 21연승을 달리면서 조별리그 2승으로 대만(2승)과 함께 B조 선두를 달렸다.

한국은 홍창기(좌익수)-신민재(2루수)-김도영(3루수)-문보경(1루수)-나승엽(지명타자)-최원준(우익수)-박동원(포수)-박성한(유격수)-이주형(중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대만과 쿠바전에서 4번타자를 맡았으나 방망이가 매우 무거웠던 윤동희가 벤치로 물러나면서 이주형이 대신 들어왔다.

류중일 한국 감독은 "그냥 왼손타자를 다 넣었다. 오늘 (문)보경이가 4번을 치고 (윤)동희는 대타로 준비한다. 보경이는 허리가 현재 괜찮다고 한다. 문보경은 봤을 때 움직임이 좋다. 어제도 이야기했듯이 코스 코스에 공이 들어오면 못 친다. 어제도 (김)도영이도 잘 쳤지만 공이 조금 한가운데 몰리는 공 같더라"며 타격감이 좋은 타자들에게 계속해서 실투가 들어오길 기대했다.

일본은 구와하라 마사유키(좌익수)-고조노 가이토(2루수)-다츠미 료스케(중견수)-모리시타 쇼타(우익수)-구리하라 료야(3루수)-마키 슈고(1루수)-기요미야 고타로(지명타자)-구레바야시 고타로(유격수)-사카쿠라 쇼고(포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려 한국에 맞섰다.

한국 선발투수 최승용은 기대에 부응하진 못했으나 최소 실점으로 버텼다. 1⅔이닝 43구 4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했다. 대신 2번째 투수로 나선 유영찬이 200% 이상의 피칭을 해줬다. 유영찬은 2⅔이닝 37구 2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면서 승리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유영찬 이후 불펜이 흔들리면서 재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곽도규(⅓이닝 2실점)-이영하(1⅓이닝)-최지민(⅓이닝 1실점)-정해영(⅓이닝 1실점)-김서현(⅔이닝)-김택연(⅔이닝)이 이어 던졌으나 일본의 반격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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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이스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 드래건스)는 명성에 걸맞은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다카하시는 최고 158㎞에 이르는 강속구에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커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해 난적으로 평가받았다. 올해는 21경기에서 12승4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하면서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 시즌 피홈런이 단 하나뿐이었을 정도로 장타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투수였다.

그러나 한국 타자들에게는 난타를 당했다. 다카하시는 4이닝 78구 7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대신 2번째 투수로 등판한 좌완 스미다 지히로가 3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일본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2회초 선취점을 뽑으면서 선발투수 최승용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사 후 박동원이 좌익수 왼쪽 2루타로 물꼬를 텄다. 2사 후에는 이주형이 투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하면서 2사 1, 3루가 됐고, 홍창기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 1-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최승용은 2회말 선두타자 모리시타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구리하라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무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마키를 3루수 직선타로 잡고, 기요미야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2사 2, 3루까지 잘 버텼지만, 구레바야시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1-2로 뒤집혔다.

한국 벤치는 불펜 총력전을 선언한 만큼 빠른 교체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일단 최승용이 사카쿠라까지 상대하게 했다. 사카쿠라의 타구가 최승용을 맞고 높게 튀었는데, 2루수 신민재 앞에 떨어지는 내야안타가 되면서 2사 1, 2루 위기로 이어졌다. 결국 벤치는 유영찬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유영찬이 마사유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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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은 4회초 곧장 최승용의 마음의 짐을 덜어줬다. 앞서 다카하시에게 2루타를 뺏었던 좋은 감을 이어 갔다. 다카하시에게 좌월 홈런을 뺏어 2-2 균형을 맞추면서 왜 그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인지 증명했다.

한국은 5회초 다시 리드를 뺏었다. 다카하시가 내려가고 왼손 스미다가 등판한 상황. 선두타자 신민재가 중견수 오른쪽 안타로 출루한 뒤 김도영의 유격수 땅볼로 2루를 밟았다. 신민재는 다음 문보경 타석 때 일본 배터리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으면서 3루를 훔쳤다. 문보경이 헛스윙 삼진에 그쳐 2사 3루가 된 가운데 나승엽 타석에 들어선 대타 윤동희가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때려 3-2로 뒤집었다.

일본에 빈틈을 보이면서 곧장 역전을 허용했다. 5회말 유영찬이 선두타자 구와하라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임무를 완수한 가운데 좌완 곽도규가 공을 이어받았다. 곽도규는 고조노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2아웃으로 상황을 바꿨는데, 다츠미와 모리시타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 1, 2루 위기에 놓였다. 한국 벤치는 곽도규가 다음 좌타자 구리하라까지 승부하길 바랐는데, 구리하라를 사구로 내보내 만루가 됐다. 한국은 급히 우완 이영하로 마운드를 바꿨으나 마키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내줘 3-4가 됐다.

한국은 7회말 일본 4번타자 모리시타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추격 희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최지민이 선두타자 고조노를 우전 안타로 내보냈지만, 다츠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정해영에게 공을 넘겼다. 정해영은 1사 1루에서 모리시타를 마주했는데, 높은 코스로 실투를 던져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순식간에 3-6으로 벌어지면서 패색이 짙어진 순간이었다.

한국은 9회초 마지막 공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박성한이 2루수 땅볼에 그쳤고, 대타 송성문은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마지막 타자 홍창기는 투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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